청정 보은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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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보은을 지키자.
  • 보은신문
  • 승인 2000.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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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마로갈평, 현대증권 고문)
유럽여행경험이 있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큰 불편한점은 아마도 식수문제일 것이다. 식당이나 숙소에서도 물을 제공하지 않으니 늘 물병을 지니고 다녀야 한다. 또한 가는곳마다 물의 성분이나 맛이 달라 설사, 구토등의 곤욕을 치뤄야 함은 물론 그 값도 만만찮아 물값인 음료수나, 술값이 차이가 없을 정도다.

물이 그리워질때마다 나는 아름다운 산하, 맑은 물이 솟아나는 보은을 생각하며 고향의 고마움을 되새기곤 했다. 높고 낮은 산들이 조아리듯 어우러져 계곡을 타고 흐르는 실개천의 맑은 물은 한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어릴적 “세상에서 가장 귀중하면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물과 공기다”고 어렴풋이 배운적은 있지만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경제개발이라는 이름하에 가난을 이기자고 앞만보고 뛰는 사이에,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헤치고 훼손한 결과 이제 인류는 자연으로 부터 돌이킬수 없는 위협을 받고 있다. 매연에 숨이 막히고, 산성비에 수목이 고사하고, 온난화 현상으로 생활양식이 뒤바뀌고, 해양오염으로 바다가 죽어가고 있다. 오염된 강물에서 등이 휘고 애꾸눈이 된 물고기가 발견되지만 그 고기가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임을 애써 외면하려든다.

물가 공기오염의 원인은 공장이나 가정난방의 매연, 자동차 매연, 하수처리시설의 미비, 비료 및 농약의 과다살포, 무절제한 개발후유증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보은이 청정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앞으로 수질오염 및 물부족에 따른 혼란이 예견되고, 청정환경보존이 보은의 소중한 자원이 될 날도 멀지 않으므로 명실공히 환경을 지키고 가꾸는 일보다 더 절실한 과제는 없을 것이다.

이미 세계각국에서는 환경보존을 위한 각종 노력을 펴고 있는바 이중 스웨덴과 스위스의 일단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웨덴은 한반도 면적의 2배, 인구는 900만명으로 인구밀도가 낮고, 국토의 상당부분이 호수로 되어있어 세계최고의 쾌적한 환경을 누리는 나라다. 그런데도 자동차가 1분이상 서 있으면 차의 시동을 꺼야하고 이를 3회이상 어기면 벌금형을 받게 된다. 배기가스는 공기를 오염시키고 공기오염은 곧 살인행위하는 국민의식이 확고하기 때문에 이를 생활화하고 있다.

정부도 몇명의 고관에게만 운전사가 딸리지 않는 차를 제공할 뿐 이들도 외부일정이 없으면 지하철이나 버스로 출근한다. 주민들도 대부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부득이한 경우 이웃끼리 차를 공동으로 구입하여 필요시 돌아가며 이용한다. 경제적으로는 개인소득이 2만불에 육박하지만 차를 타는 것은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이므로 개인의 편익보다 환경을 생명처럼 생각한 결과이다.

유명한 『볼보』, 『사브』를 생산하여 세계각지에 공급하면서도 자신들은 자동차이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자동차를 부의척도 내지 자기과시의 수단으로 통하는 우리의 생각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물의 나라, 호수의 나라 스위스에서는 눈덮인 알프스정상에서 녹아내린 물이 호수로 흘러들어가 처음에는 흙탕물 같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파랗게 변한다.

눈덮인 알프스를 기차로 오르는 것도 절경이지만 호수를 따라 배를 타고 산위의 그림같은 집과 초원을 올려다 보는 것은 가히 환상적이다. 스위스에서는 공장이나 목장, 식당, 주택등의 하수처리시설에 심혈을 쏟는다. 수질관리지침등을 통하여 처리과정을 일일이 점검하게 하고 최종단계에서 마실수 있는 물임을 확인한후, 흘려보내게 함으로써 맑고 깨끗한 호수를 보존하고 있다.

청정보은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보은에는 마음놓고 마실수 있는 물과 공기가 있다는 확신과 함께 그에 상응하는 행정관서와 주민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부털도 신축가옥이나 건물의 정화시설기준의 강화는 물론, 점검을 철저히 하고 제반시설물의 인·허가도 환경친화적인 입장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수질오염, 대기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모든것을 다 잃고 난뒤 고친다고 수선을 떨날이 올것으로 믿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손을 맞잡고 청정보은을 지키고 가꾸는데 지혜와 힘을 모으자.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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