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영(마로 갈평, 현대증권고문)
새천년 새해 경진년의 새아침이 밝았다. 백년도 못사는 인생에서 한순간에 천년을 뛰어 넘어 이천년을 맞은것은 참으로 큰 행운이요,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세기, 우리는 많은 발전을 이룩하였지만 일본의 식민시대와 민족분단의 비극, IMF와 같은 국가 부도위기를 맞기도 했었다.21세기를 정보화, 세계화, 무한경쟁의 시대라고 부른다. 매일 알아야 할 정보가 양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간의 거리가 좁혀지고, 나라간의 경계도 없어지고 있다.새천년에 맞는 패러다임의 핵심은 역시 디지털과 지식이다. 인터넷이 주축을 이루는 디지털과 지식의 결합은 자본주의 패턴을 바꿔 놓을 것이다. 종래에는 공장과 설비를 갖추고 생산, 판매하였으나 디지털시대에는 지식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공장이나 유통망 없이도 영업을 할 수 있다.
인터넷이용자도 크게 늘어 작년초 300만이던 것이 작년말, 900만, 금년말에는 1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초고속 광통신망이 깔리면 인터넷속도가 지금보다 100배이상 빨라진다. 앞으로는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하여 이루어지므로 이것을 모르고는 아무것도 할 수없는 딱한 처지에 이르렀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기반을 갖추고 있어 선진국에 비하여도 손색이 없다고 한다.
21세기가 어떤 시대가 될 지는 알수 없지만 삶의 질이나 방식에 엄청난 변화가 있으리라는 데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과학이나 정보기술의 발달은 바람직하게 긍정적방향으로 쓰여져야 하지만 파괴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늘려, 질병예방, 우주여행은 물론 빈부격차가 해소될 것으로 낙관하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기술만으로 해결될 수는 없으며 기술이 오히려 경제를 혼란시키고 자연환경을 파괴시킨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술발달이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고, 사생활을 침해하며 대화단절과 무관심을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 하므로 위험성을 가중시켜 순간의 판단잘못이나 실수가 인류에 큰 재앙을 줄수도 있고, 복제양 돌리와 같이 마음만 먹으면 인간도 복제되는 위기가 올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에는 긍정과 파괴양면의 가능성을 모두 안고 있는데 사회가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어떻게 노출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행복한 미래와 파멸의 미래가 될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전문성면에서 뛰어나고 물질적으로도 풍요하나 부작용 및 위험성도 있으므로 이에 대비한 제도적장치, 즉 윤리도덕과 성품, 인간존중의 가치관정립 등을 포함한 인성교육과 함께 이를 몸소 실천하여 남을 배려할 줄아는 교양인으로서의 자질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옛 선인들의 선비정신이 오늘에 재현된 느낌이다. 옷로비사건에 관련된 고위관리들과 부인들의 경우를 상정해 보자. 그들은 시험이라면 어디서나 장원을 차지해온 수재들이요, 그 부인들은 성경위에 손을 얹고 억울함을 흐느끼며 호소했었다. 사상가 가라타닌 고진은 “21세기는 윤리의 세기여야 하며 사회제도를 근본적으로 고쳐 남을 배려하는 사회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윤리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강조하였다.
정보 혁명이 진전되면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경쟁에 이기는자만 존립할 수 있으며 기본생활이 어느 정도 충족되어 여가 선용에 대한 수요와 기대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정보시대의 원년을 맞아 우리가 유념할 것은 변화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이므로 이를 기꺼이 수용하고 대처하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며, 틈나는 대로 컴퓨터와 자주 접하고 배우며, 부작용을 줄일수 있도록 주의는 물론 자녀들의 컴퓨터 이용에도 관심을 갖는 일이다. 새해는 정의와 믿음이 살아 숨쉬는 훈훈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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