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촌 순경이 경찰대학 과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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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촌 순경이 경찰대학 과장까지
  • 송진선
  • 승인 2000.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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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경찰대학 경찰학과장 최 원 태 총경(수한 광촌)
하회탈 같은 눈 웃음, 곱상한 얼굴, 부드러운 인상, 어느 모로 보나 경찰일 것 같지 않는 외모. 그렇다고 경찰이 꼭 우락부락한 용모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사람, 최원태 총경을 첫 대면했을 때의 느낌은 경찰이라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경찰대학 경찰학과장인 최원태 총경(48, 수한 광촌)은 그런 외모와는 달리 태권도 4단, 합기도 3단이 유단자이고 형사반장, 수사과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전국 사격대회에서 두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경찰서나 지방청 사격 교관들을 전부 가르치는 무서운 사람(?)이다. 그러리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그는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보이는 것이라곤 하늘밖에 없는 그런 촌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최창현씨(80년 작고)와 어머니 박대성씨의 5남6녀 중 막내로 태어나 수한초교(24회), 보은중(16회), 보은농공고를 졸업한 당시 최원태 청년은 가정형편상 대학 진학은 꿈도 못 꾸고 직장 구하기도 힘들어 자칫 농사꾼밖에 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뭔가 전문적인 일로 국가를 위해 봉사를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던 최원태 청년은 75년 서울지역 경찰 모집 시험에 합격, 서울에서 첫 경찰로서의 근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79년 경찰의 최정예 엘리트 코스인 경찰 간부 후보생 시험에 합격, 경찰 간부 후보생 교육을 받고 80년 경위로 임명됐다. 남들은 순경, 경장, 경사를 거쳐야 하는 과정을 뛰어넘어 단숨에 경위로 임명됐고 이후 경감, 경정을 거쳐 올해 1월 총경으로 승진했다.

경쟁이 치열한 서울 지역에서 충청도 보은 촌뜨기가 승승장구하면서 무시받지 않고 오히려 동료들을 주도하는 위치에 선 것은 바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것은 노력과 성실함 때문일 것은 분명하다. 고등학교만 나온 그가 시간을 쪼개기 힘든 경찰로서 방송 통신대학을 졸업하고 또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만 봐도 그는 성실함과 노력하는 경찰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또 자신을 낳아준 고향에 대한 보답으로 고향 사람들이 어려움에 부딪혀 있으면 도와주고 해결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고향에 대한 진한 사랑도 배어 있는 너무나 인간적인 경찰이다. 그는 지금 경찰의 최정예 경찰 교육의 상아탑인 경찰대학에서 경찰학과장으로 재직, 경찰대학내의 최고 석학들로 구성된 교관들을 통솔하며 최근에는 경찰학을 학문으로 정립하는 일에 정열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찰학은 아직 학문으로써 완전하게 체계적으로 정립이 되지 않았다”며 경찰학을 실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잡고 있다”는 최원태 총경의 말에서 그가 얼마나 이에 빠져있는지 짐작이 간다. 취미로 즐기는 테니스가 수준급인 최원태 총경은 부인 원성숙씨(47)와의 사이에 3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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