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가 되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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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가 되는 꿈
  • 보은신문
  • 승인 1995.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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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씨(보은 삼산)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어젯밤 꿈속에서의 체험이 꿈같지 않고 내가 행한 모든 잘못이 살아있는 동안 저지른 죄악일거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으나 어찌된 영문인지를 모르겠다. 나는 결국 어제일들이 단순한 꿈이 아니라 오늘 내가 처한 현실이며 내 앞날을 미리 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지가 되어있는 내가 되지 않기위해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하는 반성을 위해 나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해본다.

지금 저마다 버릴 것은 무엇인가? 나를 위해 버릴것은 무엇이며 우리를 위해 버려야 하는것이 무엇인가?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내 혼자 부를 쌓고 명예를 얻을 수는 없다. 모두가 남이 있기에 나라는 존재가 인정을 받고 부를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 그것이 앞으로 가져올 문제를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나같이 내가 잘났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결국 그것이 거지가 되는 꿈이 아니고 무엇일까?

내가 행항 일이 옳고 그름을 절대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려 하지말고 남의 입장에서 돌이켜 본다면 한 가정도 사회도 결코 지금처럼 어지어울 수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60~70년대의 나의 이웃과 지금의 나의 이웃과의 관계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우리가 어떤 잘못된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가 없다. 변한것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옥죄여 오는것은 이기주의의 부패한 찌꺼기가 내 고향 보은의 젖줄인 저 보청천에 쌓여 썩어가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다같이 스스로를 꼬집을 수 있는 자학이 필요하다.

오늘이 고비다. 이 고비를 넘기위해 우리 모두 나서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 원인제공을 햇으면 그 책임을 질줄 알아야만 이 사회가 바로 선다는 것을 우리는 오늘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 5·18이다 정경유착이다라고 떠들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방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 이유는 나때문이라는 것이다. 내 책임을 묻지않고 남 잘못만 따지려 하다보니 불협화음이 믿지못하는 불신풍조가 모든 분야에 걸쳐 나타나는 것이다.

잘못을 시인할 줄 모르는 미련한 인간들이 이 사회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는것은 우리 모두를 도태시키며 내 생존권과도 직결된다는 사회의 원칙을 우리 모두는 중시해야 한다. 우리 보은인은 지금도 탁상공론하고 있는 모든 것이 결과를 가지고 보은은 안된다 안된다 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보은을 이끌고 있다고 자부하며 앞에 서 있는 사람들 자체의 모순이며 둘째, 지역 여건상 그 벽을 넘을 수 없는 지연, 학연의 관계하에 의견표출을 억누르는 동안 잠재해가는 후배들의 불신임이며 그로인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데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결집력을 끌어낼 수는 없다. 10년 100년이 가도 그 틈이 더 벌어질 뿐이며 그로인해 결국 나는 고향을 떠나는 신세가 될 수 밖에 없음을 어찌할 것인가.

나는 거지가 되기 싫다. 내가 거지가 되지 않으려면 내 이웃이 거지가 되어서는 안된다. 남이 잘돼야 내가 잘돼기 때문이다. 결국 그래서 더불어사는 사회 구현을 목표로 오늘을 사는 것이다. 너 또한 거지가 되지 않으리라. 그러러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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