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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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이하며
  • 보은신문
  • 승인 1996.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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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인(보은여고 교사)
어느 새 성큼 가을이 다가와 있다. 들판의 벼들은 누릇누릇 익어가고 장날에는 햇고추가 무더기로 팔리면서 우리들은 나름대로 우리의 삶을 저울질 한다. 지난 여름은 얼마나 더웠던가?

하지만 이렇듯 어김없이 찾아온 가을 앞에서 마치 더위가 무한정 계속되는양 짜증내며 안달을 했던 스스로를 돌아보면 쑥스럽고 부끄러워진다. 이래서 자연은 늘 침묵하면서도 우리를 일깨워 준다. 조금은 넉넉한 마음으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가을을 찬미하는 표현이 퍽이나 많기도 한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나 독서의 계절이니 하면서 다 그 표현만큼의 색깔로 가을을 느끼게 해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것을 하나 뽑는다면 역시 수확의 계절이라는 표현이 될 것이다. 농촌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주로 농업에 종사는 우리들로서는 이 표현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어찌 논과 밭의 작물만을 수확하는 계절로만 이 가을을 받아들릴 수 있을까? 그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삶의 이치를 거두어 들이는 게절로 생각할 수는 없을가. 모든 면에서 도시지향적인 가치관이 지배하는 현시대의 흐름속에서 의젓하게 농촌에서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탄탄한 가치관이 정립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바로 그러한 가치관을 다지는 시기다가을인 것이다. 어느 시인은 가을을 이렇게 읊었다. '많이 심은 사람은 많이 거두고/ 적게 심은 사람은 적게 거두는/ 더도 덜도 아닌 정직한 하늘의 이치를 수확하는 계절' 이라고. 그렇다 가을은 진정 정직한 이치를 온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계절이다.

이러한 가을이 깊어진다. 이제 얼마있지 않으면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모쪼록 이번 추석은 먹고 마시고 사고로 얼룩지지 않은 건전한 추석이되어야 하겠다. 아울러 도시에 나가서 살고 있는 친척이며 친구들이 고향인 농촌에서 진실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삶의 고귀한 가치를 배워가게 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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