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보은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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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보은에서는
  • 보은신문
  • 승인 1996.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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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우(국사편찬 조사위원)
휴가 잘 다녀 오셨는지요? 무더위 속에서도 예술회관에서는 많은 문화행사가 있었습니다. 충북민예총 연극위원회에선 황석영 원작의 '장사의 꿈'을 2회 공연했는데, 연극의 불보지라 할 수 있는 보은에서 성황을 이루자 연출가 박종관씨도 놀랐습니다.

이어 청주시립국악단의 연주회와 어린이를 위한 뮤지컬 '토끼와 자라' 공연이 있었지만 그 내용이나 청중동원 면에서 많이 미흡하게 느껴졌습니다. 연극이나 뮤지컬, 국악 공연보다 친근한 영화도 8월2일부터 3일간에 걸쳐 하루 2회씩 상영되었습니다.

'홍길동', '학생부군신위', '두 여자 이야기' 등의 괜찮은 방화였지만 모처럼 시원하게 튼 예술회관의 냉방만큼 객석은 썰렁했습니다. 올림픽에다 무더위가 겹쳐나오기도 힘들었겠지만 공짜여서 손님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대개 공짜란 시시하기 마련이라는 것이 요즘 우리네 생각이 아니겠습니까?

삼복 염천 아래서 실외행사도 있었습니다. 삼년산동호회(보은향토사연구회)가 아홉번째로 맞은 향토 유적지 순례는 범위를 도단위로 넓혀 하루는 보은의 유적지를 순례하고 다음낳은 청주엘 갔었습니다. 보은에선 조선 말기의 성리학자이며 보은이 낳은 대표적 사상가인 호산 박문호선생이 낙향하여 창건한 풍림정사를 시작으로 회인향교, 인산객사를 비롯하여 또한 분 보은의 정신, 충암 김정 선생을 고봉정사에서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보은 정신의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동학유적지도 빼놓지 않고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소개되었습니다. 둘째날의 순례는 청주 상당산성과 청주박물관, 그리고 세계 유일의 인쇄박물관인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 이어졌습니다. 상당산성에서 우리 일행은 청주의 향토사학자 김예식씨가 삼년산성이 세계적으로 가치있는 산성임을 거듭 일러 주었기 때문에 뿌듯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보은에서 처음으로 열린 봉수제는 금적산과 회인에서 있었습니다. 한라에서 판문점까지 이어지는 봉수의 불꽃이 보은에서도 타올랐습니다. 극심한 무더위 속에서 청맥산악회는 산행안전을 성실히 맡아 주었고, 사물놀이패 땅울림이 흥을 돋았으며, 삼년산동호회의 김건식 회장은 봉수에 관한 강연을 맡아주었습니다.

김종철 군수님도 산을 단숨에 올라 체력을 과시하며 참석자들을 격려했습니다. 모두들 보은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아니, 보은이 살아 있음을 뜨겁게 보여 주었습니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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