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보은 너무 좋아요”친척집에서 하루 묵으며 회포 풀어
상태바
“내고향 보은 너무 좋아요”친척집에서 하루 묵으며 회포 풀어
  • 송진선
  • 승인 2000.10.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정암촌 주민
“내고향 땅을 밟고 싶어 눈주위가 짓무를 정도로 눈물을 흘렸었는데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내고향 보은이 이렇게 발전했네요.” 8일 충북에 도착해 11일 오전 9시 중국 길림성 도문시 정암촌 주민들이 보은군청 현관에 도착한 후 보은 출신 7명은 감회에 젖었다.

아직도 나무로 딸갬을 하는 정암촌 처럼 초가집이 있고 주거환경이 낙후됐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보은군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평했다. 충북을 방문한 총 27명 중 보은출신은 리동보씨(정암촌 촌장), 서병렬씨(마로 한중)와 김순금씨(외속 장재) 부부, 박복식·박정순씨(탄부 사직) 자매, 신영구씨(삼승 천남), 김남규씨.

이들은 보은군 환영식에 참석하고 군내 관광지를 둘러보았는가 하면 친인척 집에서 하루를 묵으며 그동안의 회포를 푸는 등 고향에서의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특히 간단히 세면도구 등만 챙겨 짐이 없었던 이들은 돌아갈 때는 친인척들이 내복, 옷가지 등을 챙겨줘 보따리가 4, 5개나 되고 현금도 받는 등 선물도 푸짐하게 받았다.

11일 오전 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김종철 군수는 “60여년 동안 잊지 못하던 고향 땅을 밟고 보고싶은 혈육과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쁘겠느냐”며 “전국에서 가장 공기가 맑고 산자수려한 보은군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다시 정암촌으로 돌아간 후에라도 조국의 모습과 자랑스런 충북 보은군의 실상을 널리 알려 동포들이 긍지와 희망을 갖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고 이들에게 황토비누와 양말세트를 선물했다.

보은출신 정암촌 주민을 대표해 서병렬씨는 “정암촌 60여년을 하루같이 고향생각으로 살고 있고 이미 죽은 사람도 고향을 잊지 못해 죽어서라도 고향땅을 밟아보고 싶은 마음에 뼈가루라도 두만강에 뿌려달라고 할 정도”라며 말끝을 흐리고 동포들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정암촌 주민들은 연변의 유명한 서예가가 친필을 이용해 만든 족자와 직접 채취한 산나물을 주는 등 소박하고 끈끈한 동포애를 느끼게 했다. 한편 환영식 후 정암촌 주민들은 군청사 앞의 향토민속 자료 전시관을 둘러보고 99칸집, 속리산 법주사 등지를 관광했는데 법주사에서는 친인척들과 함께 관광하며 소중한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갔다.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감격해 한 이들과 연고자들은 12일 오전 9시 서로 눈물을 흘리며 떨어지지 않는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