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인의 긍지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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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인의 긍지를 갖자
  • 보은신문
  • 승인 1996.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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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춘(편집국장)
전국을 온통 선거바람으로 들끊게 했던 총선도 이제 막을 내렸다. 당선된 후보자보다는 낙선한 후보자가 더많은 실정이지만 우리 선거구에서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 보은주민들은 의례적인 선거를 치러다고만 생각하기엔 너무 많은 상처를 남긴 것 같다. 이당 저당 찢어진 군민들의 마음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치유가 될지 참으로 걱정스러우며 특히 지역의 여론 층과 오랜 공직 생활을 하시다 퇴직한 전직 고위공무원들의 이당 저당 참여해 선거 운동을 하는 모습은 참으로 군민들의 마음에 묘한 여운을 남겼다.

어깨띠를 두르고 주민들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은 그들의 현직공무원 생활을 할때 민원인 들에게도 저처럼 겸손하며 친절하게 대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또한 우리 지역의 지도층인사들의 이합집산과 이곳저곳 눈치만 보고다니는 모습은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보은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이태백도 감히 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정도의 말은 입만 열었다 하면 강물처럼 줄줄 흘러 나오는 위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한 그는 어쩌다가 채찍으로 심하게 맞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은 후에도 그의 아첨하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돌아서며 한결 같이 말했다.

"광원이 얼굴 가죽은 두껍기가 열겹의 철갑과 같구나" 이런 고사에 의하여 우리는 흔히 치사함과 뉘우침이 없는 사람을 철면피(鐵面皮)라고 이야기들하곤 한다. 우리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지역에도 이런 철면피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있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인간은 과거에만 연연할 수 만은 없는 일이다.

당선횐 후보는 개인과 가문의 영광이겠지만 이제는 당선자가 우리들에게 약속했던 공약들을 성실히 수행하는지 감시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당선자는 낙선된 경쟁자를 겸허한 마음으로 포용하여 우리 지역발전을 위해 동참하는 자세를 갖기 바란다. 또한 어쩔 것인가 선거운동기간 우리 주민들의 마음을 도둑질하며 분열시킨 사람들도 함께 살아야 할 사람들이기에 따스한 마음으로 표용하며 용서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연(燕)나라에 이계(李季)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방랑벽이 있어 늘 집을 비우고 돌아다니기를 즐겼다. 그런데 어느날 그가 집을 비운사이 그의 아내는 다른 사내를 불러 즐기고 있던 중 이계가 느닷없이 들이닥쳤다. 사내가 아직도 방에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안절부절 못 하고 있을때 하녀가 말하길 "손님으로 하여금 머리를 길게 풀어헤친 다음 곧장 방문을 나가도록 하십시오. 저희들은 짐짓 보이지 않는걸로 할 테니까요"

그러자 사내는 하녀의 말을 좇아 급히 그 집을 빠져나가갔다. 이계가 그 사내를 보고 말하길 "저건 누구냐?" 집안 사람들이 한결 같이 말하길 "아무것도 없는뎁쇼" 그러자 이계가 말하길 "내가 귀신을 봤나?" 그러자 그의 아내가 나서서 말하길 "그렇다면 어쩌죠? 습관대로 당신은 다섯 집승의 똥을 주워서 목욕을 해야겠군요?"

이계는 가증스러운 아내의 말에 모른척 가정의 화평을 위해서 짐승똥으로 목욕으로 했다. 이제 우리도 지역의 발전과 평화를 위해서 분열된 민심을 다시 추슬러 함께 어우러 사는 지혜로움을 보일 때라고 생각한다.


<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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