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와 양심있는 도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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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와 양심있는 도둑질
  • 보은신문
  • 승인 1996.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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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춘(편집국장)
이제 며칠만 있으면 제15대 국회의원선거가 있게된다. 그 동안 수많은 선거의 경험으로 유권자의 선택능력은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전국적으로 후보자들의 온갖 중상모략과 흑색선전은 아무리 선거법을 제정하고 감시한다고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지금은 정치적 선진국이지만 미국도 19세기까지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혼탁 선거의 과정을 겼어야 했다.

예를 들면 현직대통령인 애덤스의 선거 운동원들은 잭슨후보를 "간통을 한놈, 도박꾼,싸움꾼, 주정뱅이"라고 공격했다. 이러자 잭슨후보측은 애덤스측을 돈으로 당선되었다는 등의 악선전과 아메리카의 아가씨들을 러시아에 팔아 먹었다는 등의 흑색선전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흑색선전과 중상모략은 그들을 선택할 유권잘의 신성한 선택의 권리를 흐리게 하며 그 흐린 마음을 도둑질하므로 국가의 발전과 장래를 망치게 할 수 있다.

장자편에 보면 도둑질에도 도리가 있음을 알 수 이다. 제나라 사람 국씨는 큰 부자였고, 송나라 사람 향씨는 지독한 가난뱅이였다. 향씨는 제나라의 국씨를 찾아가 부자가된 방법을 알고자 했다. 국씨가 말하길 "나는 도둑질을 아주 잘합니다. 처음 내가 도둑질을 하고 불과 1년만에 자급할 수 있었고 2년만에 풍족하게 되었으며 3년째는 마침내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나는 고을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누어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향씨는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국씨의 도둑질 했다는 말만을 알아듣고 도둑질한 도리는 깨닫지 못했다. 마침내 그는 남의 집 담장을 뛰어 넘거나 구멍을 내고 집안에 들어가손에 잡히는 대로, 눈에 띄이는대로 집어왔다. 얼마나 지나지 않아 도둑질한 죄로 잡혔고 그의 조상들이 살던 집과 재물까지도 몰수당하고 말았다. 향씨는 국씨가 자신을 망쳐놓았다고 생가하여 그를 찾아가 원망을 늘어 노니 국씨가 말하길 "당신은 도대체 도둑질을 어떻게 하였습니까?" 하니 향씨는 자기가 한 짖을 말하니 국씨가 대답하길 "아니 당신은 도둑질하는 도리를 그토록 몰랐단 말입니까? 잘 들어 보십시오. 내가 듣기에는 하늘에는 때가 있고 땅에는 이로움이 있다더군요.

나는 하늘과 땅의 때와 이로움을 훔쳤습니다. 구름과 비가 주는 물과 산과 못이 만들어 내는 물건으로 나의 베를 기르고 나의 곡식을 불렸으며 나의 집과 담을 세웠습니다. 땅에서는 새와 짐승과 고기와 자라는 모두가 하늘이 생육시키는 것이니 어찌 나의 소유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나는 하늘의 것을 훔쳤기 때문에 쟁앙이 없었습니다.

모든 금과 옥과 진주와 보배와 곡식과 비단과 재물들은 사람들이모은 것이니 어찌 하늘이 준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그것을 도둑질하여 죄를 지였다면 누구를 원망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대답해 주었다. 옛말에 "입이 여럿이면 금도 녹인다"라는 말과 "세사람만 우기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제 4.11 총선에서는 더이상 각 후보자들끼리의 흑색선전과 중상모략으로 신성한 유권자들의 선택과 판단을 도둑질하지 말고 고사에 있는 말처럼 깨끗하고 정정당당하게 유권자들의 마음을 도둑질 해주기 바랄 뿐이다.


<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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