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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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찾아
  • 보은신문
  • 승인 2000.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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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 식 (보은 지산, 서울 신천중 교감) 
마의상서(麻衣相書)에 보면 `상호불여신호(相好不如身好)하고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하라'는 말이 있다. 이는 곧, 얼굴 좋음이 몸 좋음만 못하고, 몸 좋음이 마음 좋음만 못하다는 뜻이다.필자는 여기에 심호불여행호를 덧붙이고 싶다. 말하자면 마음 좋음이 행실 좋음만 못하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얼굴보다는 몸이, 몸보다는 마음이, 마음보다는 행실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10대에서 20대까지는 시간이 더디 가더니만, 30대에서 40대를 지나 50대에서 60대로 옮겨가는 길목에서는 시간이 언덕길 아래로 줄달음쳐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필자도 지천명(知千命)을 지나 이순(耳順)을 향해 가는 나이에 접어드니 지나가는 세월이 숨가쁘게만 느껴진다. 그런 가운데서 삶의 주변을 살펴보아도 어쩐지 웃음에 인색하고 친절을 경계하며, 인정이 메말라가고, 언어가 거칠어지고 있음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웃음 띤 얼굴로 인사를 하려고 하면 의아해 하고, 친절하게 대하려고 하면 눈매가 이상해지며, 인정을 베풀려고 하면 역이용하려 들고, 다정하게 말을 건내려고 하면 무뚝뚝한 표정으로 매섭게 몰아가는 삭막한 일들이 심심찮게 눈에 띤다.

먹거리가 걱정되는 보릿고개 시절에는 그래도 웃음 띤 얼굴로 인사를 나누며, 이웃간에 훈훈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져 상부상조하는 미풍양속이 자리 매김을 하였다. 하찮은 일이라도 친절히 대해주면 감동을 받아 원만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었다. 떡 한 조각도 나누어 먹던 인정이 넘치는 이웃관계를 유지해 왔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았듯이 한 마디의 말도 조심하여 사용하였다. 이런 것들이 그 옛날의 향수(鄕愁)일 수만은 없지 않은가. 무엇이 이토록 우리의 삶을 메마르게 하였단 말인가. 삶이 풍요로울수록 인정이 넘치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미가 넘쳐야 함에도 그러하지 못함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물질적이고 외형적인 경제성장에만 몰두하다가 인간의 바탕이기도한 정신적인 차원의 인간교육을 위한 인성교육을 소홀히 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교육이다. 가정교육에서도 부모가 자녀에게 지도하는 가장 효율적인 교육은 말이 아닌 행동을 모범을 보이는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후한서 종리 송건열전에 나오는 `몸으로 가르치니 따르고 말로 가르치니 반항한다'는 이신교자종(以身敎者從)이요 `이언교자송(以言敎者訟)'이란 글을 한 번쯤 되새겨볼 일이다.

우리의 삶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용기를 잃지 않고, 이루고자하는 신념만 가지고 있다면, 우리의 교육으로 인간의 향기를 가꾸고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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