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써클·학교내 폭력사라져 학습분위기 진일보
설문조사를 했다. 학교폭력에 대한 피해사례를 묻는… 이는 매월 한번씩 보은고에서 실시하는 설문조사인데 피해학생이 점차 줄어들다가 이번 3월조사에서는 단 한명도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학교 관계자는 밝혔다. 이정도면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우범조직 양성집단(?)으로까지 낙인 찍혔던 보은고교에 대한 그동안의 인식이 전환된 것으로 가히 평가 할 수 있다. 학기초인 요즘 각 학교마다 교과준비에 앞서 불량써클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면학풍토와 건전한 생활기풍 조성에 더 힘을 쏟고있어 학부형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호응을 얻고 있다.불량써클의 진단
보은지역의 가장 큰 현안은 도로문제와 더불어 교육으로 진단할 수 있다. 어느 농촌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도시학교로의 진학으로 인구가 줄고 외지 출퇴근 공직자나 상인들로 인해 지역경제는 갈수록 침체일로를 걷고 있었다. 이같은 초등학교 때부터 전학을 시킬정도로 보은지역학교를 외면했던 원인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불량써클문제였다.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생까지 불량써클의 조직을 확산해나갈정도로 불량써클 문제는 심각했다. 지난 70년대 중반기에 조직되어 20여년간 잔존해온 불량써클은 졸업선배들까지 연계 조직되어 있어 이를 와해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관내 불량써클은 보은고등학교의 백골, TNT, 보은농공고의 야성, 청운, 바인등으로 조직되어 있었다.
그 중 보은고의 백골과 NTN는 더욱 조직이 활성화 되어있어 자녀들의 써클가입이나 피해를 우려하는 학부형들이 보은고 진학을 외면하고 중학교나 국민학교 때부터 전학을 시켜 써클과의 연계를 차단시켰던 것이다.
이같이 보은고에 대한 지역사회의 부정적 여론과 관내 중학교의 우수학생 지원기피가 겹쳐 결국은 신입생의 정원미달사태가 빚어졌고 저조한 진학률도 사실상 인문고로서의 기능이 상실될 위기에 처하는등 급기야 보은고의 존폐위기까지 갖던게 사실이다. 그런 불량써클이 지난해 11월25일 자진해체식을 가져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다. 자율적으로 불량써클이 해단식을 가진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처벌보다 선도 중점
먼저 보은고는 지난 94년 11월 교내에 자생하고 있는 불량음성써클을 근절하기 위하여 장·단기 지도대책을 세웠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한 장기종합대책을 세우고 먼저 불량써클 가담학생을 학년초나 가담종용시기에 집중파악하고 가담자나 일반학생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활동정보를 수집했다.
이같이 파악된 불량써클 가담자나 선도를 요하는 학생은 정기적·지속적으로 순화지도를 했는데 1교사 1학생 결연지도를 통해 매일 2번씩 만나 대화를 하고 또 함께 야영생활도 하며 예방생활지도를 해나갔는데 교사와의 친밀한 유대관계로 문제학생들이 상당수 마음을 돌려 불량써클가입생들을 탈퇴케 했다. 교사의 애정과 관심이 아이들에게 정을 느끼게 한 것이다. 여기에는 가정도 함께 동참을 했다.
불량써클가담자나 선도를 요하는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정통신문을 정기적으로 발송하고 수시 학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문제아이들을 관리 해나갔다. 또 집단순환교육의 일환으로 CA자원봉사반을 편성하여 매월 하룻동안 음성 꽃동네나 성암안식원등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도록 했다. 봉사활동후 쓴 소감문을 통해 깊은 반성과 회개의 마음을 가지게 했는데 이후로도 편지를 왕래하거나 개인적으로 방문을 하는등 상담한 성과를 거둔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학교의 선도규정도 바꿨다. 유·무기정학 대상자라해도 봉사활동을 했다는 확인서가 첨부되면 생활기록부에서 징계를 면제해주고 모범상도 시상했다. 처벌보다는 선도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이같은 결과로 교내써클은 사실상 와해되었고 남아있는 가입자(3학년)는 5명이 직업학교에서 위탁기술교육을 받고있고 나머지 3명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불량써클 활동을 했던 졸업선배들을 찾아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졸업후까지 연게돼있는 가담자들을 후배와 모교발전을 위해 후배들은 선도하고 더 이상의 가입을 종용하지 말도록 이해를 촉구했던것. 이들의 협조와 지난해 조직된 보은고동문회원들의 선도활동에 힘입어 지난해 11월25일 공식해체식을 갖게된 것이다. 아울러 교직원들의 외지 출·퇴근으로 문제되었던 생활지도상의 문제도 전 교직원이 매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생활지도를 강화해나가 그동안의 인식을 불식시키는 등의 노력을 한 결과 단 한건의 문제도 발생되지 않았다.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63명이 초과지원하였고 청주진학실력이 충분한 우수학생도 다수 지원하는 성과를 얻었다. 또 불량써클 근절지도사례가 남부3군의 모범이 되어 이홍희 학생생활지도교사(보은고등학교)가 모범사례 발표를 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의 보은고에 대한 여론이 호전되고 있다. 일부 비판적인 시각은 있다. 공식적인 불량써클의 자진해단이 오히려 관내고등학교의 불량써클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음성적인 활동을 도와준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물론, 동감하는 부분도 없지않아 있다. 불량써클이 해체를 했지만 그에따른 사후 보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불량써클은 가입하여 활동하였던 졸업생들이 완전한 직장을 갖지 못하고 유흥업소의 종업원으로 있는등 우범상태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비록 잘못된 길을 걸었을 망정 범법자도 아니고 선도로서 충분히 완전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귀중한 인적자원이지만 이들을 포용 할수있는 사후대책이 없는 것이다. 사후대책마련은 지역사회의 책임이다. 관내 기관이나 업체에서 취업알선을 하고 또 유흥업소업주들의 협조도 있어야 할것이며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이나 놀이시설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관내 체육관이나 교발협사무실, 문화원등 공공시설을 개방해 이들이 마음껏 뛰어놀수 있는 공간이라도 마련되어야 한다.
입시위주로 일관된 교육풍토가 인성교육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청소년문제는 사회문제로 대두돼가고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대화를 학교에서는 애정과 관심을 사회에서는 지원과 격려가 뒤따를때 지역의 현안인 보은교육이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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