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이산가족 찾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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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이산가족 찾기 운동?
  • 보은신문
  • 승인 199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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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춘(편집국장)
요즘 사람 몇 명만 모이면 온통 4·11총선에 관한 이야기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온통 총선에 관한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으며 각 후보자들은 지연, 학연, 혈연 등 자기와 연이 있는 것이 있다면 총선에 사활을 건듯 부탁과 접근을 하고 있으며, 유권자들에게 확실한 태도를 요구하며 중용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에게는 회색분자로 취급하는 안타까운 실정이기도 하다.

하루 빨리 우리의 선거문화가 정착되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풍토조성이 아쉬울 뿐이며, 특히 과거에는 씨족간의 모임인 종친회 등을 통하며 후보자들은 지지를 부탁하기도 했지만 근래에는 문명이 이기인 전화를 통해서 같은 씨족임을 내세워 지지를 부탁하기도 한다. 그러면 일가임을 확인하는 우리의 성(姓)씨는 언제부터 있어 왔는지 궁금하다.

물론 성경 말씀대로라면 각양각색의 인종이 모두 한 후손이겠지만 오늘날 한민족은 성이 없어 이름만 가진 사람은 없다. 성은 출생의 계통을 나타내는 표시이며 본관(시조가 난땅)과 함께 사용하여 혈연관계도 알 수 있게 해준다. 한국에서 성이 사용된 것은 주몽이 국호를 고구려라고 하면서 성을 고(高)씨라고 한데서 비롯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씨를 제외하고는 삼국시대까지 한글자의 성은 없었던 듯하다.

즉, 주몽이 신하게게 성을 내리면서 무골에게 중실씨, 묵거에게 소실씨를 주었다고 하는데서 짐작할 수 있다. 그 후 신라에는 박(朴)씨, 석(昔)씨, 김(金)씨가 있었고 가야국에서는 수로왕이 김씨라는 성을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중국의 문화가 유입된 후부터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에서 성이 사용된 것은 고구려는 동명성왕(BC 37-19)때부터이고, 백제는 근초고왕(AD 346-375)때부터 이며 신라는 진흥왕때부터로 추측된다. 그러나 일반 백성은 성을 갖지 못했고 왕족과 귀족계급에서만 사용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을 왕래한 사람들은 모두 성이 있었는데, 신라의 김인문(金仁問), 최치원(崔致遠), 장보고(張保皐) 등이 그 예이다. 성이란 매우 귀한 것이어서 임금이 성을 하사 하기도 했다.

즉, 덕이 높은 사람을 표창하는 영전으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봉건시대의 제후나 귀순호족을 대우해 주는 상품으로 활용되기도 했으며 혼인을 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였다. 그 후 평민들까지 성을 갖게 된 것은 고려 중엽에 이르러서다. 나라에서 한 개의 촌락에 한개의 성을 부여해 사용하게 했던 것이다.

성을 부여해 평민들의 신원을 확실히 해두면 신분질서를 유지하기가 편리한데다 세원확보 및 징수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호족의 통제를 받았던 노예와 비슷한 평민에게 성씨를 부여 함으로서 신분을 상승시켜 호족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함과 동시에 세금을 징수하는 재원으로 삼았다.

고려 중엽에서 일반화되기 시작한 성은 조선시대에 와서는 거의 모든 백성이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천민들은 성을 가지지 못하다가 순종 2년(1908년)에 호적법이 시행되면서 누구나 그 혈통과 가계에 따라 성을 갖게 되었다.

한국의 성씨 제도에는 두 가지 커다란 특징이 있다. 첫째는 부인이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양사회에서는 결혼을 하면 여성이 남성의 성을 따르는 것과 비교된다. 이것은 여성이 속한 원래의 가문을 중시하는 한국의 전통 관습 때문이다.

둘째로, 남계의 혈족을 표시한다는 점이다. 성은 가족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부계위주라는 점이다. 따라서 자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버지의 성을 따르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특이한 성씨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 민족은 다른 어느 민족보다 동성(同姓)에 관하여는 애착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국적인 차원에서 총선에 임하는 유권자들은 학연, 지연, 혈연 등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선택을 함으로써 국가와 지역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후보자를 선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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