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전재부군민회 총무)
스승없는 제자가 없고 부모없는 자식이 있을 수 없듯이 천륜은 저버리지 못한다. 요즈음 세상 제자없는 스승이 많아지고 있다. 스승은 제자를 열심히 가르치고 제자 역시 열심히 배웠지만 스승을 스승으로 생각지 않는 제자가 더러 있을 수 있다. 스승이 제자로부터 존경받지 못한다는 것은 스승으로써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제대로 배우지 못한 제자보다 잘 가르치지 못한 스승도 조금은 양심의 가책을 받을 수 있다. 오래된 옛날 이야기 한가지 말하려고 한다.어떤 한 선생님이 지금은 정년퇴임 하시고 조용히 계시지만 교직에 계실적에 지덕을 겸비하신 실무형 교육자이시었다. 검정교복에 교모를 쓰고 다닐 적 일이니 조금은 오래된 이야기다. 학교가 피하면 학생들은 공부도 하고 가사일도 열심히 거들어 주고 여가선용을 하면서 생활하는 시절이었다.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방과후에 혹시 학생들이 탈선이나 하지 않나 지도하러 다니시다보면 때로는 친지를 만나면 약주한잔 하시는 선생님도 간혹 계시었다.
하루는 피치못할 사정에 선생님이 약주한잔 하시고 귀가하시는 도중에 학생 한명이 교복은 입었는데 교모를 쓰지 않고 입에는 무엇을 우물거리며 먹고 오는 것이 보여서 선생님은 그 학생을 불러서 학생이 교복을 입었으면 교모를 쓰고 복장을 단정히 하고 다녀야 하는데 교모도 쓰지 않고 무엇을 먹고 다니면 학생답지 않구나 하시니 그 학생이 '선생님 죄송합니다. 앞으로주의 하겠습니다' 하면서 뒤돌아가면서 하는 말이 선생님도 한잔하시었네하는 소리가 선생님의 귀에 들리드라는 것이다. 그 소리에 선생님은 술기운이 사라지고 정신이 바짝들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날 선생님은 그 학생을 불러서 "교모쓰지 않고 다니는 학생보다 술먹고 휘청거리며 너를 훈도한 내가 더 나쁘지" 하시며 사과를 하시며 너는 열심히 공부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어주기 바란다라고 말씀하시니 그 학생이 선생님 아닙니다. 제가 잘못 하였습니다. 앞으로 선생님 기대에 어긋나는 일이 없게끔 노력하겠습니다. 그러한 일이 있고 세월이 흘러 선생님은 은퇴하시고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계시는데 어느날 정종 한병을 든 청년이 찾아왔다.
그러면서 제가 교모쓰지 않고 다닌 제가 아무개 입니다. 진작 찾아 뵈옵고 문우들여야 옳으나 사회생활 하다보니 늦게 찾아 뵈오니 죄송합니다. 선생님의 훌륭하신 교육덕분에 이제는 사회인이 되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모처럼 귀중한 시간을 내어서 그 제자가 찾아온 것이었다. 그 선생님은 가슴이 뭉클하시어 할말을 잊으신 것이었다. 그 선생님은 그 시간이후 좋아하시는 약주를 끊으신 것이다. 그러니 그 제자가 가져온 정종은 필요가 없게 되었던 것이다. 그 제자는 그후 항상 복장을 단정히 하고 다니고 거리에 다니면서 음식을 먹고 다니지 않았던 것이다.
그 스승에 그 제자인 것이다. 만약에 그 선생님이 지금껏 약주를 마시고 길거리를 휘청거리며 거리를 갈지자 걸음으로 다니시고 그 제자 역시 음식을 먹으면서 길거리를 다니는 교양 없는 제자가 되었다면 제자없는 스승과 스승없는 제자가 될 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 스승 갖기를 열망하고 또 제자다운 제자를 많이 가지기를 갈망한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는데 스승같은 스승 제자같은 제자가 점점 희박하여지니 안타까운 마음 금할길 없구나.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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