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을 하루같이 주민의 발이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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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을 하루같이 주민의 발이되어
  • 보은신문
  • 승인 1990.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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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편지받고 기뻐하는 모습에 큰 보람 느껴
“수해가 났을 때는 참 힘들었어요. 통신망이 끊어져 연락할 수도 없이 겨우 물만 피하고 있었는데 글쎄 우체국에서는 내가 물에 떠내려가 실종됐다고 소문이 났더라나” 눈보라와 비바람 속에서도 우편물은 배달해야 된다는 책임의식이 강한 보은우체국 소속 김종팔씨(57. 수한 교암)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그 때를 회고하며 제 날짜에 배달하지 못한 우편물이 마음에 걸렸던지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8시에 출근하여 5시에 퇴근이라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늦다. 특히 연말 연시 등 우편물이 급증하는 때는 더욱 늦어져 야간작업을 해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씨의 하루 우편물량은 보통 500통 정도. 거기에 소포가 20개 정도, 등기 우편물이 80개정도가 추가되는데 등기 우편물은 수취인의 도장의 꼭 필요한데 주인이 없는 경우 농가는 집을 비운 채 들에 가는 때가 많아 등기 우편물의 전달이 늦어지는 일이 태반이라고 한다.

“국민들이 우편규정을 잘 지키지 않아요.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우편번호를 적지 않아 결과적으로 우편물이 늦게 도착할 수 밖에요. 그리고 읍내 상가나 아파트엔 우편물 수취함조차 없어서 우편물전달이 참 어려워요”라며 번지가 틀리고 통반도 안쓴 아이들 편지를 물어물어 주인을 찾아주었을 때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하면서 입가에 조용히 미소를 띤다.

“지금은 편해요.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있으니까. 그래도 하루 100리 정도는 걷지만 과거 선배들에 비하면 과분하죠.”하며 선배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 김종팔씨를 배정현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보은지역에서만 20년이 넘으니까 능력있는 분이죠. 성실하고 착실한 전형적인 집배원이라고 다들 칭찬해요.”

그가 처음 우편가방을 멘 것이 65년, 25년 경력 중에 79년 11월 21일에 모범공무원으로, 88년 4월 21일에는 장기근속자로 체신부 표창을 받은 김종팔씨는 부인 염병환씨와 4남 2녀의 가장으로 오늘도 보은지역의 소식을 담은 우편가방을 메고 바쁘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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