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림 방문기 … 그들의 관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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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계림 방문기 … 그들의 관광은
  • 송진선
  • 승인 2001.09.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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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으로 환상적 이미지 심어 친절한 서비스, 관광객 사로잡아
8월27일부터 31일까지 보은군의 중국 계림시 상산구와의 우호교류 협정을 위한 사전 답사가 있었다. 김동응 부군수외에 윤태형 행정과장, 이종란 보건소장, 김용학 문화예술 담당주사와 동행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첫날인 8월27일은 숙소인 계림시 금상대주점 도착 → 상산공원 → 상산구청 방문 →구청장 주최 만찬 참석 일정으로 진행됐다.

8월28일에는 이강과 주변 산 관람(계림→양삭) → 증피암 동굴 유적 관람 → 김동응 부군수 만찬 주최 일정이었고 8월29일은 대우 객차 방문 → 상청원(우리의 농업기술센터) → 계림 용원(분재원) →노적암(동굴)을 구경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8월30일은 계림시 인민의원(종합병원) → 낙만지(樂滿地), 8월31일에는 동물원인 웅호산장을 구경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4박5일동안 중국 계림에 머물면서 그들의 재산인 수려한 자연환경을 어떻게 활용하고 또 어떤 새로운 것을 보여줘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가에 모든 관심이 쏠렸다.

환상적인 야경 조성에 관심
계림의 가장 최대의 자산은 바로 계림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기기묘묘한 산과 함께 오염되지 않은 이강, 노적암 등과 같은 동굴을 들 수 있다. 이들 관광지는 계림을 방문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들르는 가장 필수적인 코스다. 지난해 인천 국제공항과 계림시간의 직항로가 개설된 이후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데 지난해 8만명이 다녀갔고 올해는 12만명을 추산한다는데 시간이 흐르면 한국인 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한국어 통역이 가능한 조선족들이 계림시에 많이 포진하고 있는 것을 봐도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의 관광정책은 낮에 볼 수 있는 수려한 자연 환경에 더해 밤풍경을 조성하고 있다.

야경도 우리나라와 같이 나무 등에 아주 작은 전구가 달린 전선을 감아 야경을 만들거나 어느 곳에서나 똑같은 색의 백열등 전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파스텔 톤의 다양한 빛의 전구를 이용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조명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다. 계림 최대 종유동굴로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의 종유동굴인 노적암은 조명이 빚어내는 극치를 볼 수 있다.

1963년부터 관광객에게 개방한 곳으로 전체 길이는 2km 정도 되지만 실제 들어갈 수 있는 길이는 500m 정도에 불과하다. 동굴 폭은 93m, 높이는 18m, 관람하는데 40여분 걸리는데 금붕어 모양, 사자 모양, 수정궁, 원시 삼림(森林)을 연상케하는 종유석과 석순의 모양이 기기 묘묘하다. 다양한 빛의 조명이 숨어 있어 종유석의 모양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관람객들을 환상에 빠지게 했다.

그런가하면 이미 도로변 정비사업이 끝난 도로에는 밝은 가로등이 밤거리를 환하게 하고 있고 또 이강변에 심겨진 대나무 숲에는 푸른 형광 빛을 발하는 전구를 바닥에 심어 그 빛이 대나무를 비추게해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보은군 일행이 묵었던 호텔 앞의 상비산 공원은 야경의 절정을 이루는 곳이다. 산 정상쯤에서는 스포트 라이트 같은 조명이 파노라마 식으로 돌아가고 불꽃놀이에서 볼 수 있는 불꽃 가로등으로 인해 낮에 보는 상비산보다 훨씬 아름다운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상산구 관계자는 계림시에서 관심을 보이고 추진하는 것이 바로 야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계림 시내를 모두 등으로 장식하고 건물도 등으로 장식해 화려한 야경을 관광상품으로 팔겠다고 말했다.

서비스 입이 벌어질 정도
계림의 어느 식당에 가나 그들이 손님을 맞는 자세를 보면 최상이다.
술집이든 음식점이든 입구에는 항상 손님을 맞는 직원이 양 옆에 서서 공손하게 인사를 한다. 그 점 하나만으로도 그 집에 들어서는 손님의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가하면 서비스도 만점이다. 손님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주변에서 항상 손님들의 상을 지켜보고 있다가 주문한 음식 이외의 모든 것은 떨어지기가 무섭게 손님이 물 좀 더 달라고 주문하기 전에 알아서 채워놓는 식이다.

즉 차가 들어있는 컵의 2/3 이상이 비어 있으면 언제든지 채워놓고 술이 반 쯤 비워져 있어도 채워놓고 우유가 비워지기가 무섭게 그들은 가득 채워놓는다. 관광지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손님을 대하는 이들의 기본 자세가 몸에 배어 있어 있기 때문이고 규모가 크든, 적든, 호텔 레스토랑이든 일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식당이든 어느 식당이나 그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친절한 서비스는 최대의 관광상품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끼니를 떼우러 들어갔다가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주인의 불친절에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나와 돈이 아깝다는 생각만 들에게 하는 곳도 종종 있다. 이런 불친절한 사례가 종종 군 홈페이지 등에 실리고 속리산의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차, 자전거, 오토바이 뒤엉켜 있는 속의 질서
계림시내는 어느 곳에서나 가로수가 조성돼 있다. 외곽도로에는 가로수 라기 보다는 꽃나무가 심겨져 있다. 시내는 계수나무로 일관되어 있다. 계림의 도로는 가장 바깥 쪽에 인도, 그 안쪽은 자전거 전용도로이고 맨 안쪽 도로가 차도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도로의 경우 차도는 왕복 4차선인데 중앙분리대를 만들어 꽃나무를 식재해 놓았다.

그 옆의 자전거도로와의 구분선에도 화단을 만들어 꽃나무를 식재, 도로 미관을 조성해 놓았다. 13억 인구가 살고 있어서인지 어딜가나 사람과 차와 오토바이, 자전거, 리어커가 뒤엉켜 있는 무질서함을 보였는데 그 속에 나름대로 질서가 있어 차가 막혀 우리나라와 같이 교통체증으로 도로에서 몇 시간을 지체하지도 않았고 교통사고가 난 것도 구경하기 힘들었다. 속도가 늦어도 경적을 울리거나 상대방 차량의 진행에 방해를 해도 고함을 지르거나 삿대질을 하거나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그렇게 교통이 복잡해도 교통순경이 나와있지 않았다. 따로 수신호를 하지 않아도 이들은 나름대로의 질서를 지키며 중국 특유의 만만디 문화(천천히 문화)의 여유를 구가하고 있다. 그것도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관광상품으로 충분했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
절경인 계림의 산수를 지키려는 노력이 대단했다. 기이한 모양의 산은 등산을 하는 상품으로 개발하지 않았고 산 정상까지 도로를 닦아 차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 편하게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게 하지도 않았다. 또 그 흔한 케이블카도 설치하지 않았다. 오로지 산 아래서 정상을 올려다보게만 했다.

사람이 출입하면 쓰레기도 쌓이고 사람 발자욱에 따라 산림도 훼손되기 때문에 훼손시키지 않은 채 현재의 모습을 자손만대까지 이어지게 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오로지 계림 산수를 구경하는 길은 이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구경하는 방법 밖에 별다는 도리가 없다. 그런가 하면 그 많은 인구가 오수를 모두 이강에 쏟아버리는데 물풀이 보일 정도로 이강 물이 깨끗하다. 이강변의 어민들은 그곳에서 물고기를 잡아 음식점에 공급하고 또 유람선 식당에 물고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할 정도다.

또 이강에 있는 돌자갈을 샤브샤브 음식을 하는데 넣고 끓여 음식을 할 정도로 이들은 이강의 깨끗함을 대변하고 있다. 경기도 양평 등과 같이 유원지로 이용되면 물이 크게 오염되는 우리의 사정과 크게 다르다. 오수관과 우수관이 따로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답은 거기에 있었다.

소수민족의 쇼 밤에 볼거리 충분
낮에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 밤에는 특별히 볼 것이 없어 따분하기 십상이다. 밤시간에도 이들은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그것은 소수민족의 공연. 다양한 주제의 공연에 화려한 중국 의상을 차려입은 이들의 공연이 끝나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야외 광장에서 공연을 가져 관광객들에게 참가비를 내고 함께 공연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또 공식 무대에 섰던 무희들도 관광상품이어서 함께 사진촬영을 하게 만들어 또 다시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눈에 보이는 상술이지만 밉지않아 관광객들은 흔쾌히 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시내 광장에서는 야간 공연도 펼쳐졌고 개인 레스토랑에서도 야외 무대를 만들어 생음악 공연을 펼쳤다.

그렇다면 관광지인 우리의 현재는
속리산 밤거리는 죽은 도시를 연상할 정도로 깜깜하고 보은읍내도 가로등은 있으나 마나 조도가 낮아 컴컴하기는 마찬가지다. 밤풍경을 관광상품으로 만든다는 생각은 아마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일부 식당만 천편일률적인 전구꽃을 만드는 것이 고작이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서비스는 어떤가. 손님이 들어오거나 말거나 어서오세요 라는 인사도 하지 않을 정도다. 설사 인사는 하더라도 입으로만 하고 눈만 손님에게 가고 손은 하던 일을 계속 하는 중일 때가 많다.

아주머니 물좀 더주세요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해야 겨우 인심 쓰듯 가져다 주는 곳도 있고 일일이 물을 따라주기가 귀찮아서인지 컵과 물병만 갖다 놓고 당신들 알아서 하시오 라는 곳이 대부분이다. 일일이 물을 채워놓는 중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어떤 어떤 반찬 좀 더달라는 요구는 자리가 파할 즈음 겨우 가져오거나 아니면 바빠서 잊었다는 식으로 떼우는 경우도 있다. 친철은 자연경관 못지않는 최대의 재산이다. 관광지인 속리산이 있는 지역의 서비스 정신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 것은 정말 큰일이다.

밤에 볼거리는 더욱 없다. 노래방이나 술집에 가서 시간 떼우는 것이 고작이다. 형편이 이런데 무슨 수로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 시키겠는가. 주민들은 관에 무엇을 해달라고 더 이상 요구를 하지말고 체질 개선을 하고 관에서도 새로운 관광문화를 만드는 묘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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