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만큼 받고 줄만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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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을 만큼 받고 줄만큼 준다"
  • 보은신문
  • 승인 1993.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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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수한 발산, 흥진정공 대표
지난 8월6일 우리 보은군과 일본 미야자키현 다카오카정은 자매결연을 맺었다. 국제화 시대로 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참으로 잘된 일이며 축하해 마지않는다, 서로 교류를 활발히 하여 우리 보은군이 많이 발전하리라 생각하며 또 큰 골칫거리인 우루과이 라운드에 대한 큰 대비책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 우리는 일본사람들과 많은 접촉을 하게 될 것이므로 일본사람의 아주작은 한면을 소개하여 그들에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여행하는 사람은 자동차를 이용하게 되고 그 차의 운전기사와는 어떤 형태로든 접촉을 하게된다. 이들 운전기사들은 그들이 지금 태우고 가는 손님이 앞으로 자기의 이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므로 그들의 행동은 아무런 꾸밈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5월 일본 가가와 현의 "사누끼 프라자21" 이라는異業種交流會와 우리 '서경異業種交流會'가 가가와 현의 다까마쓰시에서 교류회를 가지게 되어서 우리 일행 15명이 그곳을 방문하였다. 그곳에 3일간 머물게 되므로 부득이 25인승 버스 1대를 대절하였다. 안내원의 품값이 너무 비싸서(하루에 일본돈 3만엔, 우리돈 약 22만원) 쓰지 않기로 하고 일본말이 가능한 몇 사람이 수고하기로 하였다.

운전기사에 대한 봉사료는 (한국돈 약 7천3백원)을 흰봉투에 넣어 준다. 너무 적다는 생각이 되어 혹시 주고서 망신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조마조마 하면서 첫날 봉투를 주었더니 의외로 절을 공손히 하면서 대단히 고맙다며 기쁜 낯으로 받는다. 일단 긴장을 풀었다. 그런데 하루는 그 봉사료를 받지 않는다. 조금 당황해서 혹시 우리가 결례를 하지나 않았는지 걱정하면서 그 이유를 물은즉, "오늘 점심 먹을 때 당신들이 내 점심값을 지불하지 않았느냐 내가 내야할 점심값을 당신들이 내었으니 그것으로 봉사료는 충분하며 또 받으면 이중으로 받게 되어서 안된다"고 극구 사양한다. 그러고 보니 다른날은 늘 자기가 점심을 별도로 사먹었는데 그 날 점심먹은 곳은 일본 본토와 시고꾸를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인 세또대교 중간에 있는 작은 섬의 식당에서 먹었다.

그곳에는 식당이라고는 하나밖에 없는 데다, 이용객은 모두 관광객이므로 6인1상으로 음식을 먹게되었서 운전기사도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고, 돈을 따로 치룰 수도 없었다. 봉사료를 거절하는 그의 태도가 너무 진지하고 그의 고마움을 괴롭히는 꼴이 될까봐 봉투를 거두어 들였다. 25인승 버스를 하루 빌리는 값이 9만엔(한국돈 약 66만원)인데 하루 봉사료 1천엔을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며 받는데 그것도 점심을 얻어 먹은 날은 받지 않는다는 그들의 마음가짐…. 이와 비교되는 우리의 현실이 퍼뜩 머리를 스쳐갔다.

교류회 때의 비용은 철저히 사용자 부담이다. 우리쪽이 발생시키는 모든 비용은 우리가 부담하고 그쪽에서 모두 부담한다. 심지어 저녁 파티 비용도 철저히 인원비례로 나눈다. 우리관습에는 약간 어색하지만 교류가 여러번 이루어질 때는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아서 좋다. 우리가 받은 대접은 이런데 저쪽에서 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접하느냐 하는 걱정을 완전히 떨쳐 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늘 만날 수 있으니 얼마든지 만나도 대접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몇 번 안 만났어도 작은 선물로 마음을 표시하는 따뜻한 면도 있음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된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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