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군내 고교교육의 현실
군내 학생들의 외지하교 선호 경향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어 지역학교를 살리기 위한 자구책 마련은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군내 고등학교의 미달현상이 해마다 거듭되고 있어 인문고와 실업고 별로 통합, 정원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소수의 정예화된 인원을 선발해 내실있는 교육이 실행되어야 한다는 지적 또한 주민뿐만 아니라 교육기관에서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본보기에서는 지난호의 고교교육 진단에 이어 이번에는 군내 중학교의 고교진학 현황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올해 군내 7개 중학교의 졸업생 통 1천61명은 고교진학 1천61명, 산업체 취업 36명, 비진학 9명으로 각각 진로를 저안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교육청에서 조사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인데 이중 보은 군내에 소재한 고등하교에 입학하는 학생은 졸업생 1천61명 중 보은고에 1백37명, 보은여고 1백44명, 보은상고 2백16명, 보은농공고 1백27명으로 군내 총 모집인원 9백10명에 미달된 6백24명이 진학하고 나머지 3백92이 외지로 진학, 군내 학생들로 정원도 다 채우지 못한고 있는 형편이다.
보은여고는 1백44명, 보은상고는 2백40명으로 각각 정원은 채웠으나 1차모집에서 보은고는 2백40명 정원에 1백8명, 보은농고는 2백86명 정원에 1백55명이 접수, 미달현상을 보여 2차모집을 실시 했는데, 보은고는 정원이 채워졌으나 보은농고는 99명이 미달돼 24일 현재까지 계속 접수를 받고 있는 상태이다. 이같은 결과는 곧 군내 학부모들의 외지학교 선호의식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각 중학교별 진학현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보은중(2백55명) : 청주 인문고 68명, 보은고 54명, 보은농공고 51명, 옥천공고 40명, 청주기계공고 18명, 보은상고 9명, 충북상고 6명, 충남기계공고 5명, 대전입문고 1명, 비진학 3명
보은여중(2백89명) : 보은상고 1백8명, 보은여고 94명, 보은고 43명, 보은농공고 15명, 청주 인문고 12명, 청주외국어고 1명, 옥천고 1명, 산업채 취업 15명
속리중(60) : 보은상고 17명, 보은여고 11명, 청주인문고 9명, 옥천공고 7명, 보은농공고 6명, 청주기계공고 4명, 보은고 2명, 경남창녕공고 2명, 청주외국어고 1명, 구미금오공고 1명
보덕중(1백81명) : 보은상고 41명, 보은여고 32명, 청주인문고 27명, 보은고 13명, 청주기계공고 10명, 옥천공고 9명, 산업체부설 양백여상 6명, 대성여상 3명, 충북과학고 1명, 경기 광명여고 1명, 경북 아포공고 1명, 충북상고 1명, 비진학 2명, 구미전자 취업 1명
원남중(1백8명) : 보은상고 23명, 옥천공고 17명, 청주 인문고 16명, 청주기계공고 14명, 보은농공고 12명, 보은고 6명, 충남기계공고 4명, 보은여고 4명, 옥천고 2명, 옥천상고 2명, 대성여상 1명, 청산고 1명, 산업체 취업 3명, 비진학 1명
회인중(1백1명) : 보은상고 17명, 청주 인문고 15명, 청주기계공고 14명, 보은농공고 10명, 청주여상 7명, 보은고 5명, 옥천공고 4명, 청주상고 3명, 대성여상 3명, 충북상고 2명, 증평상고 2명, 부강공고 2명, 미원공고 2명, 청주농고 2명, 보은여고 2명, 경기 이천고 1명, 산업체 취업 10명, 비진학 1명
내북중(67명) : 보은상고 11명, 청주기계공고 11명, 청주 인문고 8명, 옥천공고 5명, 보은고 4명, 청주상고 4명, 대성여상 4명, 청주여상 4명, 충북상고 4명, 청원현도상고 4명, 보은농공고 2명, 보은여고 1명, 부강공고 1명, 증평공고 1명, 청주농고 1명, 직업훈련원 입소 1명, 비진학 1명
각 학교 진학상황에서도 알 수 있듯 외지고교 선호경향은 인문고가 특히 심하다. 왜냐하면 고교졸업 후의 진로인 대학진학율이 보은의 경우 저조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부 못하는 학생들만 보내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학교측에서는 답변을 하고있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보은에 있지 고등학교에 보냈다간 대학은 바랄 수도 없다는 형편이라는 것. 그로 인해 아예 보은 소재의 고등학교보다는 좀더 큰 지역에서 많은 학생들과 경쟁을 통해 실력이 향상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실업계 고등학교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청주 등지로 진학하면 선배들이 좋고 전통도 있어 취업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비교적 취업현황이 좋은 보은상고는 올해도 졸업생이 거의 취업을 완료했는데 교과과정이 사무능력을 키워주는 실습이나 마찬가지여서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충분히 길러 낼 수 있어 인근지역의 학생들도 보은 상고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학교와 비교해보면 인문계와 공과계의 경우 보은지역 학생들이 옥천고와 옥천공고, 특히 옥천농고에 많이 지원하면서도 옥천상고를 지원한 학생은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날 만큼 보은상고는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에비해 농촌경제가 도시경제에 뒤지고 더욱이 도시에서 하루 품삯을 받아도 농촌생활보다는 더 윤택하게 보낼 수 있다는 인식으로 인해 농업 역군을 길러낸다는 당초 농업고의 설립취지가 무색하리 만치 군내의 농고는 존립의 불안감마저 느끼게 하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농고 학제개편을 통해 자영농과와 원예과, 축산과로 학과를 대폭 축소하고, 대신 기능인력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의 추세에 맞춰 화공과를 신설, 학생들을 모집했다. 처음 학제가 개편되자 다른 학과는 다 미달되었어도 화공과는 정원초과 지원현상이 나타났고, 실력 또한 농과생들 보다 훨씬 좋아 이런 상태로 계속 된다면 공고를 희망하는 실력 좋은 학생들을 외지로 빼앗기지 않고 보은에서 수용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더욱이 한국화약이 가동중에 있었기 때문에 화공과는 인기학과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삼년만인 지난 '93년도 고입에서 화공과는 1백50명 모집에 1백명만이 지원, 50명이 미달이었고 2차에 21명이 접수, 29명이 미달돼 현재까지 접수를 받고 있는 등 심각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같이 상황에서 군내 고교교육이 진행된다면 교육의 질적 발전은 꿈같은 소원이 되고 마는 것이고, 이것은 곧 국가나 개인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는 만큼 보은군 고교교육의 내실화는 하루가 시급한 형편이다. 군내 교육여건이 주민들을 의지로 내모는 주범이요 악재가 되고 있는 만큼 군내 고등학교의 통폐합 여론은 당위성이 있다. 보은고와 보은여고의 통합으로 인문고 활성화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고 보은농공고와 보은상고의 통합으로 인재양성의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차선책으로써 각 학교별로 고교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지구노력이 필요하다.
즉, 보은농공고의 경우 농업역군을 길러내는데 최선을 다하는 한편, 화공과 외에 전기, 전자, 기계, 건축, 토목 등 대대적인 학과개설로 군내 학생은 물론 타지역 학생들까지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적극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학과홍보, 학교홍보, 입학시 특전 등 홍보에 있어 적극적인 활동이 뒤따라야 한다. 보은 상고의 경우도 사무자동화시대에 발맞춰 비서학과, 경영학과, 전자계산학과 등 사무능력을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는 과감하고 현실적인 학제 개편이 필요하다. 이같은 학교측의 노력에 발맞춰 주민들 역시 내고장 학교를 사랑하고 지역의 벌전에 동참한다는 의식의 전환으로 삼박자가 맞춰진다면 보은교육의 앞날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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