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孝行)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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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행(孝行)은 어디로 갔나?
  • 보은신문
  • 승인 1993.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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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익수(보은 산성, 서울 양서중 교감)
핵가족의 생활에서 우리 부모님이 조부모님께 효행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며, 조상에 대한 숭배심마저 점차 희박해져 가고 있다. 왜냐하면, 갈수록 부모와 자녀들간에 함께하는 시간,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가 어려워 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며 생활인 때문인 것 같다. 시내 대중음식점에서 중년 남자들이 처자를 데리고 외식하는 경우를 종종 보지만 그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고, 학생들도 부모님과 외식해 본 적은 있으나 조부모님과 같이 외식해 본 경험은 별로 없음을 듣게 된다.

봉급을 받는 날에도, 기르시고 가르쳐 주신 부모님을 위해 조그만한 선물이나 좋아하시는 음식을 마련하기 보다는 자식 선물을 준비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자식 또한 부모가 물심양면으로 자기에게 베푸는 것은 의무이며 당연한 것으로 착각해 고마움을 별로 갖기 않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더 나아가 음석적인 사설 양로원에 부모를 의탁하고 주기적으로 돈만 갖다 내는 사람들을 대할 때 자식으로서 이해가 가지 않으며 한심스럽기만 하다.

돈이 고령 부모는 자식들이 돈 욕심에서 모시려 하지만 돈없는 부모의 말로를 생각할 때 두려움 마저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주변에 우리로 하여금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어느 중학교 학생이 자신의 부모님 사진을 가슴에 품고 다닌 일이다. 그 학생은 언제나 웃옷 속주머니 속에 부모님 사진을 넣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그 사진을 꺼내 보곤 했다. 그 사진을 보며 그 학생은 무슨 생각을 했는가? 학생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자.

"저는 사진에 나온 부모님의 주름진 모습을 대할 때마다 고생하시는 부모님 모습에 마음이 아프며, 어서 빨리 자라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편하게 해드려야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부모님의 사진이 있으므로, 부모님이 항상 내곁에 계시고, 나를 지켜 보고 계신다는 생각에 마음 든든하며, 더 훌륭한 아들로 자라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인가? 우리 어른들은 이 어린 학생 하나만도 못하지 않는가?

부모님을 생각해 보라. 그분들의 능력이 크든 적든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온 힘을 쏟아 부어 결국 늙고, 병드신 보습, 그 모습은 비록 초라할지라도 바로 우리를 향한 뜨거운 헌신의 증거가 아닌가? 부모님의 사진을 가슴에 품고 다니지는 못할 망정, 늙고 병드신 자신의 부모님 조차 돌보지 않는 자식이라면 그 어디서 사람의 도리를 찾을 수 있는가?


수탉이 새벽에 우는 까닭은 슬피 울어야 할 사연이 있어서가 아니라, 보다 밝은 아침을 선언하는 것이며 남에게 이를 깨우쳐 주고 스스로를 다짐하는 울음이라고 볼 때 계유년 새벽에 들려오는 닭 소리는 효의 깨우침을 뜻하는 것으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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