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과 용기와 신념의 생활인을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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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과 용기와 신념의 생활인을 양성
  • 보은신문
  • 승인 199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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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넘치는 원남중학교
원남중학교는 학교를 휘돌아 나가는 실개천이 옥천군과 경계를 이루고 원남천이 내망리와 경계를 이루는 곳에 위치해 있다. 삼승면 원남리에서 원남교를 건너 옥천군 청성면 능월리의 땅을 밟고 소하천을 건너면 삼승면 내망리 곧 원남중학교에 닿는다. 다른 학교들과는 다르게 학교 건물이 남향이 아니라 북쪽을 마주하고 있어 운동장이 춥고, 더구나 건물 앞이면 으레껏 화단을 꾸며놓고 있게 마련이지만 화단에는 조경을 할 수가 없어 단지 2층 높이만큼 키 큰 전나무 몇그루 만이 서있다. 11월28일 원남중학교를 찾았을 땐 햇살이 온누리에 퍼질만큼 따뜻했지만 북향 탓인지 오히려 어깨를 움츠러들게 했다.

마침 체육시간인지 남학생들이 운동장 한가운데서 교사와 함께 축구를 하고, 여학생들은 볕좋은 곳을 찾아 앉아서 힘차게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선 조금도 추위를 느낄 수가 없고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고 선생님을 존경하며 친구들과의 우정을 소중히 하는 아름다운 모습만이 느껴졌다. 학교주변이 하천이고, 학교 정문 앞은 곧바로 옥천군 청산면과 통하는 국도변이라 수업을 마친 학생들과 교사들이 청소시간을 이용해 너나할 것 없이 쓰레기를 줍는 모습은 자못 심각하다. 농촌의 환경오염을 막는데 기여함은 물론 지식은 단지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손과 발이 함께 하는 지행합일을 원남중학교는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1969년 10월14일 2학급으로 설립인가를 받고 1970년 3월20일 1백12명의 입학과 동시에 개교한 원남중학교는 올해 2월12일 제20회 졸업식까지 비록 역사는 짧지만 총 4천1백62명의 훌륭한 인재를 배출해냈다. 학교가 위치한 곳이 우리 군과 옥천군의 2개 군과 삼승면, 옥천군 청성면, 옥천군 안내면의 3개 면이 접한 곳에 있어 학구단위도 삼승국민학교와 판동국민학교, 옥천군 능월초등학교, 옥천군 화성국민학교가 포함된다. 현재 전체 7학급에 남학생 1백40명, 여학생 1백47명으로 총 2백87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는데 내년 입학생이 73명 밖에 안되어 7학급에서 6학급으로 한 학급이 축소될 전망이다.

이농으로 인해 학생수가 자꾸 감소하는 것은, 농촌지역이면 어느 곳이나 겪는 마찬가지 현상이지만 그래도 배움의 꿀물을 마시기 위해 지역에 남아 원남중학교를 찾는 청소년을 위해 신태일 교장과 염진웅 교감, 그리고 한치영 교무주임과 17명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배움의 허기를 채워주고자 헌신하고 있다. 교실난을 겪는 도시와는 다르게 학생수의 감소로 남는 교실이 있는 원남중학교는 이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7개 교실외의 유휴교실에 도서실도 꾸미고 과학실과 기술실, 음악실, 미술실 등을 마련, 학생들의 각종 실습교육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여 특기개발에도 역점을 두고있으며, 시청각 기구로 TV 4대, 피아노 1대, 타자기 2대, 컴퓨터 4대, VTR 1대, 워드프로세서 1대를 갖추고 있다.

컴퓨터는 판동국민학교에서 4대를 대여해줘 이를 2백% 3백% 활용하고 있는데, 내년에 새로 구비할 계획이라고. 항상 컴퓨터실을 개방해 교사들과 학생들이 컴퓨터를 익히는데 여념이 없어 교사 모두 컴퓨터를 다룰 줄 알고 특히 염진웅 교감은 워드프로세서로 직접 문서도 작성하고 행사도 기획하는 등 실력이 뛰어나 교사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목표를 '의욕과 용기와 신념의 생활인'으로 정해 교사들은 긍정적 자아개념의 함양, 기본생활 습관의 생활화로 올바른 인성을 도야시키고 알찬 실력을 배양시키기 위해 하루 해가 짧을 정도이다. 더욱이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체벌보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교육방침으로, 잔소리, 꾸지람이 없어도 내 할 일을 알아서 하는 자율적인 학교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사랑하는 정도 남달라 소년소녀가장들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친언니 같이 삼촌 같이 보살펴주고 명절때에는 선물도 나눠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얼마전에는 헌옷 바자회를 열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소중하게 쓰여지도록 하기도 했다. 서민적인 풋풋한 정서, 그리고 순수한 아이들이 그려내는 소박한 생활이 한동안 도시의 각박한 삶을 살다 발령받아 온 교사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기도 한다며 원남중학교 교사들은 순수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가장 큰 자랑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75년 창단 이후 전국 소년체전에서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을 정도로 원남중학교의 사격은 전국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데, 학생수의 감소와 농촌환경이 점점 열악해져 요즘은 과거의 명성에 비하면 실력이 다소 처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올해 소년체전에 도대표로 2명의 선수가 출전했을만큼 건재하다.

더욱이 신태일 교장이 부임이후 사격부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구형인 총 5정을 신형으로 확보했고 사격장도 새로 수리해 주어 사기가 높다. 기필코 우승하겠다는 열의로 지도교사와 선수들이 합심해 훈련하고 있고 신태일 교장의 성원에 힘입어 내년에 원남중학교 사격부는 정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입시위주의 교육 보다는 전인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신태일 교장은 "학생들이 발랄하고 꾸밈이 없고,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고 있으며 모든 일을 자기 집안일처럼 열심이어서 청소년들에게서 오히려 순수함을 배우게 돼 이곳에서의 근무가 큰 기쁨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교사와 학생들이 한 가족처럼 지내는 원남중학교-공부해야한다는 중압감 보다는 공부하고 싶다는 자발적 욕구를 이끌어내고 있고, 가르쳐야 한다는 직업으로서의 교사가 아니라 가르치고 싶다는 인생의 선배로 다시서는 교사들의 열기로 인해, 원남중학교에서는 추위가 간 곳이 없다. <송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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