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 문화의식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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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문화의식이 먼저다
  • 보은신문
  • 승인 1992.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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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빈(시인, 보은종곡. 청주대교수)
우리는 누구나 쉽게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문화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정작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문화가 무엇이냐, 또는 문화가 어떻게 보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하면 말문이 막혀 버린다. 그리고 또 그런 사람에게 문화는 왜 중요하냐고 물어보면 지극히 막연한 대답을 하기가 일쑤다.

정의가 쉽진 않지만 문화는 모든 구체적 인간생활, 또는 행위가 어떤 보편적인 정서를 획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우리의 삶은 정석적가치의 획득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문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그런 의식을 잊은 채 생활해 가고 있다. 이것이 문제다. 먹고 사는데 급급한 나머지 나 개인의 경제활동과 그 성취의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했지 그러한 경제활동이 갖는 보편적인 정서의 측면은 쉽게 간과해 버린다.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스스로가 누구인가만 중요했지 그런 자신의 모습이 어떤정서를 내포하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즉, 경제의식이나 사회의식만 있지 문화의식은 없는 것이다.

때문에 문화의 향상과 발전을 논하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바른 문화의식부터 지녀야 한다. 문화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부터 따져보아야한다. 문화는 우리에게 경제적 풍요를 주지못하지만, 또 우리의 사회적 지위를 높여줄 수도 없지만,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그것은 우리를 보다 고급스런 인간이게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문화는 나름의 모습을 지닌다. 나름의 표정을 지닌다. 우월한 문화와 열등한 문화의 개념은 원칙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의 문화를 분명히 아는 것은 남과 다른 우리의 삶의 모습을 분명히 아는 것이다.

분명히 보은지역의 문화는 다른지역의 문화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지방문화일 수 없다. 중앙에 대한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지방문화가 아니고 수평적이고 대등한 지역문화인 것이다. 먼저 뚜렷한 문화의식을 지니고 우리문화의 참모습을 찾아 나서는 것, 그것이 먼저 해야할 일인 것이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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