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사는 어린이 삼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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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을 사는 어린이 삼남매
  • 보은신문
  • 승인 1992.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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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의 창고 생활, 다가올 추위 걱정돼 어머니 가출, 아버지 생화능력 없어
병마에 시달려 생활능력이 없는데다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아버지밑에 어린 삼남매가 어려운 생활을 하고있어 독지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회남면 조곡2구(마전리) 탄광촌, 예전에 확약고로 쓰던 4평정도의 반지하 창고에서 간경화증으로 생활능력이 없는 아버지 김모씨(37)와 혜림(10. 회남국교 1), 혜란(8. 회남국교 1), 진학(6세) 어린 삼남매가 제대로 끼니를 잇지 못하며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어 앞으로 닥쳐올 추위가 걱정이다.

전기도 안들어오고 온기도 없는 창고에서 어린 삼남매가 국수나 죽을 끓여 먹는 등 근근히 생활해오고 있지만 아버지인 김씨는 지난해 탄광이 폐광된 후 직업도 없이 술로 세월을 보내는데다 최근에는 병까지 겹쳐 간경화증으로 고생하며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한다.

수년전 어머니가 가출하고 지난해까지 호적도 없어 학교에 입학을 못했다가 올해 동생 혜란양과 같이 회남국민학교 1학년에 취학한 혜림양. 담임교사인 김근식 교사에 따르면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영리하지만 학교에서 1시간이 넘게 걸어가야 할 만큼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고, 게다가 끼니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때문에 학교에 빠지는 날이 많다"며 안타까워 한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회남면 농어민 후계자회(회장 김태식)에서 가재도구 등을 마련해주는 등 도움을 주고있지만 근본적인 기본생활 해결을 위해선 더 많은 독지가의 도움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렇게 어려운 생활을 하고있지만 생활보호대상자나 거택보호자대상에도 해당되지 않아 정부양곡 보조나 의료부조혜택을 받고있지 못해 생활의 어려움이 더한 실정으로, 이를 아는 담임교사와 주민들은 "아이들이 제대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학교 인근 마을에 집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고, 생활보호대상자로 선정되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되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렇게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꿋꿋하게 생활하는 어린 삼남매는 "밥하기와 빨래하기가 힘들긴 하지만 그보다는 아버지가 술을 끊고 건강을 되찾아 우리를 돌봐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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