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탕에 죽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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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탕에 죽는 사람
  • 보은신문
  • 승인 199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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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성(보은 죽전,)
요즘 항간에 부인이 남편에게 뜨거운 부자탕을 잘못 먹여서 남편이 죽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부자가 한약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용법을 모르고 자기 마음대로 복용하면 극약이다. 문헌에 의하면 부자는 다년생 유독초의 구근이며 성분은 '아고니진'과 '비구차고니진'이다.

뇌막염, 폐렴, 심장염 등의 진경제로서 열성제병(熱性熱病)과 풍, 신경통에는 외용(外用) 할 수 있다. 기미(氣味)는 '미(味)는 신(辛), 기는 대열유독(大熱有毒)'이라 하여 생산지나 기후에 따라서 유효 성분의 차이가 있어 용량의 지시나 표시가 어려우며, 부자 응용 법칙상 특히 열성 및 염성 질환으로 심장 작용에 항진이 있을 때의 복용은 절대 금물이라고 하였으나 약사가 법제(法制 : 제독하는 작법)하여 사용기준과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서 사용량을 가감하면 질병 치료에 좋은 약이다. 이에 따른다면 부자는 좋은 약이다.

그러나 사용법을 모르고 증상도 잘 모르면서 좋은 약이라는 말만 듣고 용량도 모르는채 함부로 복용하면 안된다. 더구나 부자에 다른 약을 같이 혼합하여 한약사가 조제한 것이 아니라 부자만 단탕으로 다려서, 그것도 식은 다음 조금 시음해 본 뒤 이상이 없을 때 먹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부자가 좋다니까 약사의 지시도 없이 부자만 다려서 뜨거운 것을 단숨에 먹는 일은 위험천만이다. 그럴 경우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은 어른들이나 중년층에서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조금만 먹어보고 잠시 후 눈시울이 발랑거리는 경련 현상이 오면 일단 부자를 먹어서는 안되는 체질임을 알고 먹지 말아야 한다. 어느 체질은 부자만 다려서 식힌 다음 한 대접을 마셔도 거뜬하며 부자를 먹어야 속이 편하다는 체질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부자는 잘 쓰면 좋은 약이나 용법을 모르고 잘못 복용하면 극약이 된다.

약 좋다고 남용 말자는 말과 같이 약사 아닌 남의 말만 믿고 남용하여 복용하면 불상사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역사적으로 연산군의 생모인 폐비 윤씨가 부자에 비상을 혼용한 사약을 마신뒤 죽으면서 피를 토한 적삼이 연산군에게 전해져 조정에 피바람을 불러 일으킨 사실도 있다.

모든 물건의 가치는 그 효율적인 사용법에 다라 높고 낮음이 좌우된다. 그런만큼 부자(附子)와 같은 독한 약일수록 그 사용에 주의를 기해야 하며, 이같은 주의심이 우리의 일상생활 전면에 걸쳐 활용된다면 우리는 보다 편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부자에 대한 전문적은 못되나 우리 모두 상식적으로 알고 살자는 뜻에서 이 글을 쓴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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