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구조대 전성제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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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구조대 전성제 대장
  • 보은신문
  • 승인 1992.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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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등산객의 안전책임자 무보수 산악구조활동 벌여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산속에서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지거나 다리를 삐어 움직이지 못할 때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고를 당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산악 구조대원은 분명 구세주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바로 내속리면 자원봉사 방범대원 전성제 산악구조대장(39. 내속 사내)은 그래서 속리산을 찾는 등반객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이다. 날렵한 체구는 아니지만 험한 산도 단숨에 오르내릴 수 있는 두 다리와 환자를 업을 수 있는 등, 부축할 수 있는 손……. 그의 신체는 구조대원으로서 아주 좋은 조건을 지녔다 싶을 정도로 튼튼하다.

내속리면 자원봉사 방범대가 발족된 이듬해인 88년, 전성제씨는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속리산을 다시 찾을 수 있고 편안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뭔가 보람있는 일을 하기 위해 무보수 봉사직인 산악구조대 대원으로 가입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평소 등산을 좋아해서 시간이 나면 주변의 산을 타는 것은 물론 속리산은 눈을 감고도 등산할 수 있을 정도로 훤해, 산악구조대 활동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그는 "저는 천부적으로 산악구조대원으로 소질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며 미소를 짓기도.

등산로를 폐쇄시켰음에도 등반객들은 그 사실도 모르고 들어가 길을 잃고 구조요청을 하거나, 겨울철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등산하다 미그러져 낙상하는 등 조난사건이 매년 5∼6건씩 발생하고 있는데, 등산할 때는 장비를 갖추고 식량도 준비하고 반드시 등산안내 지도를 준비해 유사시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또한, 조난구조 요청을 할 때 조난자 구출에 필요한 장비는 턱없이 부족해도 대원들의 신중하고 신속한 출동모습을 보면 여간 고마울 수가 없다면서 인적없는 산속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환자가 고통받고 있을 것을 생각하고 부리나케 올라가서,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환자를 보면 저절로 힘이 솟고 자긍심을 갖는다고.

전성제 대장은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더듬으며 "작년 2월 밤 12시경에 속리산내 관음암이라는 작은 절에 불공을 하러왔던 신도가 과일을 씻다 10m 바위 아래로 떨어져 부상당한 신고를 받고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환자를 구조했는데, 새벽 5시에야 병원으로 후송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때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고 회고한다.

매년 정초에 산제사를 지내며 등산객들의 안전을 빌고 험한 지역에서 산악구조 훈련을 받으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전성제 산악구조대장은 모처럼 집에서 쉬는 날이면 부인 나영옥씨(36)와 1남 1녀의 자녀들과 함께 수집한 우표와 옛날 화폐를 정리하며 화목한 시간을 보낸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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