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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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친절
  • 보은신문
  • 승인 1992.01.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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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섭(보은 삼산, 서울총판 대표)
"안녕하십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해에는 만사형통 하시고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지난 1월 6일 12시10분경 관기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보은으로 오는 도중 차내에서 버스기사가 마이크를 잡고 한 말의 서두이다.

특별한 달변도 아니고, 깊은 철학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듣는 사람 모두의 마음에 의외로움과 따스함을 안겨 주었다. "저는 지금까지 인사할 줄을 몰랐는데, 설을 지나면서 생각해보니까 세상에는 고마운 일들이 너무 많고 제가 이 나이를 먹도록 살아오면서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키우고 한 모든 것이 공짜로 얻은 것만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를 아껴 주시는 손님들에게 그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고 인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벌써 보은에 다 왔네요. 안녕히 가십시오."

그러자 보은에 도착하여 내리는 손님마다 "기사님 수고하세요"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나도 역시 "기사님 참 멋쟁이 이시네. 좋은 나날 되세요"하고 인사하자 "고맙습니다" 하며 친절하게 답하는 것이었다. 그날 하루는 온 종일 기분이 좋았다. 아무리 삭막한 세상이라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이 있는 한 세상은 살 맛이 있고, 또 이러한 사람들이 앞으로 많아 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외국에 나가보면 한적한 곳에서 서로 만났을 때 낯 모르는 외국인이라도 목례를 하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며, 특히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헬로, 굿모닝" 하면서 손을 먼저 들어주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렇게 사는 것이 각박한 세상을 즐겁게 하는 지혜인데 하면서 부러워 하였는데, 이제 우리 주위에서도 이웃에게 흐뭇한 정을 주려고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어 즐겁다.

따스한 말 한마디 작은 미소 하나가 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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