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학생·학부모 삼위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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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학생·학부모 삼위일체
  • 송진선
  • 승인 199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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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승국민학교
하얗게 피어있는 억새풀이 찬서리를 맞아 숨을 죽이고 있을 때 겨울냄새 가득 안은 하늘에선 찬바람이 일어 말라 버린 낙엽을 굴리는 오후. 빨갛게 시린 코를 땀으로 녹이는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며 공을 차고있는 시골국민학교의 풍경. 교사와 학생들이 부르는 여유의 이중주, 바로 삼승국민학교의 자랑거리다. 1923년 3월 2일 삼승 공립 보통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아 그해 6월 19일 4년제로 개교했다.

그리고 1938년 삼승 공립 심상소학교로 개칭되었다가 다시 1950년 삼승국민학교로 개칭,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삼승면에서 역사가 가장 깊은 삼승국민학교는 그동안 66회 졸업에 총 5천6백93명의 졸업생을 배출,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핵적인 훌륭한 인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6학급에 1백46명이 재학하고 있는데 1965년 4월 1일 판동국민학교가 분리도어 나가고 1968년 3월 1일 송죽국민학교가 분리되어 나갈 당시와는 달리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가족계획 등등의 이유로 학생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한 학년수도 되지 않는 전교 1백46명의 삼승국민학교 재학생들은 대도시 학생들은 꿈에도 바라지 못할 교사들과의 긴밀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신태명 교장과 오정균 교감, 그리고 10명의 교사들이 주는 사랑의 지도 아래 지금도 훌륭한 인격을 갖춘 참인간이 되기위해 공부하는 어린이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컴퓨터실, 과학실, 도서실, 체육실 등에는 아이들의 손때가 묻어 있는 각종 기구, 생각을 풍부하게 하고 과거와 미래까지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교양도서가 깨끗하게 정리정돈되어 있으며, 어린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VTR, 칼라TV, 피아노, 컴퓨터, 전자타자기 등 대도시 학교 못지않은 충분한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각종 교육자재는 이 학교가 그리는 인간상인 '바르게 생활하고, 슬기롭게 배우며, 튼튼하게 자라는 어린이'로 키우기 위한 교육목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승국민학교는 민주적인 기본생활을 익혀 예정과 질서를 지키며 절제, 협동, 봉사하는 생활태도를 갖는 도덕적인 사람, 민족 공동체의식을 고취해 이웃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며 민족통일 의지를 갖게하는 자주적인 사람,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익혀 사고하고 탐구하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하는 창조적인 사람, 기초체력을 향상시키고 위생적인 생활습관을 익혀 건강한 몸을 갖게하는 건강한 사람, 고상한 취미를 개발해 아름다움을 느끼고 가꿀 수 있는 심성을 갖게하는 정서적인 사람을 육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근검, 절약을 학교의 전통으로 이어가고 있는 삼승국민학교는 타학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자랑거리가 있다. 농약병 및 헌책을 수집, 현대사회가 해결해야 할 심각한 환경공해를 해결하는데 다같이 참여해 효율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매달 첫째주 토요일에는 학교를 중심으로 변전소에서부터 대성산업까지 도로변 정화사업을 실시해, 휴지줍는 것은 물론 버려진 농약병을 수거하면 부모들이 이를 장터에 가는 길에 경운기에 실어 학교로 가지고 오고 있다.

이것은 6년 이상 된 이 학교의 오랜 전통으로서 작년에는 50만원이라는 기금을 조성해 학교에 필요한 전자타자기 구비는 물론 각 교실에 배드민턴, 배구공, 축구공, 농구공 등 체육기구를 마련, 쉬는 시간마다 학생들이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하나 자랑거리가 있다면 독서의 습관화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힌다'는 성현의 가르침처럼 독서교육에 충실해 아침에 등교하며 더하기 빼기 등의 교과서공부가 아닌 위인전이나 탐험소설, 동화책을 읽느라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난다.

따로 도서실에 가지 않아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각 교실 책장마다 평균 2백65권씩의 장서가 갖춰져 있어 독서의 습관화는 물론 독후감, 글짓기, 발표력,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구사력도 훌륭하다. 또한 분기별로 애국가를 외워쓰고, 태극기도 그리게 함으로써 애국사상을 고취시키는가 하면 1교1운동의 태권도와 1인1운동의 줄넘기로 건강을 다진다. 그래서 학생들을 특별히 가을 운동회를 위해 시간을 내어 연습하지 않아도 1년내내 중간놀이시간에 틈틈이 사물놀이, 탈춤 등을 익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시골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진실되고 진지하며 아기자기한 잔치를 꾸며내고 있다.

고정된 틀에 학생들을 끼워맞추려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지도방법으로 1인1악기 소지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어 학예발표회때에는 고사리 손으로 연주하는 단소독주 등 질서가 잡혀있는 아름다운 화음이 연주된다. 삼승국민학교 신태영 교장은 "특별함을 위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인간교육을 위해 교육과정을 충실히 지도하면 아이들은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교육지침을 밝힌다.

이와같은 신태명 교장 이하 삼승국교 모든 교사들의 교육방침에 학부모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 자모들이 교육방송용 교내 CCTV를 설치해 주거나 정문에서 후문까지 보도블럭을 깔아주고 수도위에 지붕을 설치해주며 별안간 비가 올 경우를 위해 전학년 학생들의 이름이 붙은 우산을 준비해 주는 등 자모들의 학교사랑 및 교육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각 학년 교육과정에 필요한 지도 및 궤도를 100% 갖추고 있는 곳은 삼승국민학교 외에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이와같이 학생들은 교사의 가르침을 잘 받고, 학부모 또한 교사들을 믿고 다라 학교, 학생, 학부모가 3위일체가 되어 서로 믿고 의지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있다. 그래서 삼승국민학교는 비록 학생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근검 절약을 전통으로 이어오고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서로 관심을 가져, 마음의 깊이를 더해가는 맑은 음악소리, 내면으로 살찌우는 글읽는 소리, 먼지를 일으키며 공차는 함성소리 등이 언제나 끊이지 않는, 신선하고 살아있는 학교로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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