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유아교육기관의 선구자 - 성모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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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유아교육기관의 선구자 - 성모유치원
  • 송진선
  • 승인 1991.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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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역사, 기구·시설 전국에 유명
파란 물이 고여있는 듯한 하늘을 이고 고추잠자리 앉은 만국기가 화려하게 펄럭이던 지난 3일. 유치원생들의 함성소리, 엄마 아빠의 응원소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흐뭇한 웃음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메운 채, 남자친구를 태우고 여자친구가 미는 세발 자전거 게임, 엄마 아빠 둘이서 하는 풍선 터뜨리기 게임, 엄마와 아빠, 어린이가 함께 하는 릴레이 등 아기자기한 가족잔치로 두며진 보은 성모유치원의 가을 운동회는 다른 때보다도 더 의미가 깊다.

시골의 자그마한 지역에서 조기교육을 받아들여 유아교육의 문을 연지 올해로 꼭 20년이 되기 때문이다. 성모유치원에서 배움의 물을 먹은 첫 졸업생이 지금은 26·27세의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한 것이다. 70년대초의 유치원은 적어도 농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교육기관으로, 부모들의 바쁜 농번기에 돌보기 힘든 어린이를 맡아 노래와 무용을 가르치던 탁아소가 고작이었다.

그래서 72년에 문을 연 성모유치원의 입학생들은 적어도 조기교육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학부모들의 자녀들 분이었고, 더구나 사립유치원인 까닭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며 아이들에게 사탕 하나 제대로 사줄 수 없는 형편의 농촌경제 실정에 비춰보면 유아원 운영에 있어 경제적인 뒷받침이 충분해야 가능한 것이었다. 60년대를 보내면서 성모병원 원장으로 재임하던 정태옥 루까 수녀가 무의촌 진료를 실시하다 도시에 비애 농촌 아이들이 교육혜택을 입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유아교육에 대한 관심을 두기 시작, 1972년4월6일 처음으로 32명의 입학생을 받으면서 출발한 것이 성모유치원이다.

당시 보은에는 유치원 경영에 대한에도 없었고, 유아교육기관의 원조(元租)격인 탓에 더구나 행정기관의 주도가 아닌 시설기관 주도였으므로 농촌 지역인 보은으로서는 획기적인 사건이 었고 또한 혜택이었다. 그래서 성당 뒤의 강당에서 32명의 유아들이 교육을 받고 있을 즈음, 전국의 시설좋고 교육환경이 좋은 유명 유치원을 직접 견학한 성모유치원 관계자들은 과연 5·6개의 어린 아이들에게 유치원의 시설은 어떻게 갖춰져야 하고 어떻게 꾸며져야 하는가를 구상, 1973년10월18일 현 유치원 교사(校舍)를 직접 설계·감독해 20년이 다 된 지금까지 갈라진 벽 하나 없이 튼튼한 건물로 준공된 것이다.

재단법인 동정 성모수녀회에 소속되어 재정적인 뒷받침을 받고 있는 성모유치원은 지금까지 19회에 걸쳐 총8백79명의 졸업생을 배출, 지금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점차 조기교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개원한 지 2년만인 '74년 교육청으로부터 2학급 인가를 받은 후 현재만 4세의 병아리반과 만 5세의 나비반 총 80명의 재학생들은, 공간부족으로 건물 층수만 올려 유치원이 경영되는 대도시와는 달리 교실문만 열면 밖으로 뛰어나와 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에서 지구위, 사각 오름대, 지구뱅뱅이, 시이소, 평균대, 모래밭을 돌며 신체발달과 사고의 체계적인 발달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유치원 개원때 고 육영수 여사로부터 기증받은 오르간을 비롯, 피아노 2대 큰북, 작은북, 멜로디언, 실로폰, 심벌즈 등의 음악기구와 VTR시설, 전축, 몬테소리 교구, 튜터시스템 등 다양한 교육자재를 갖추고 있다. 유치원생들에 맞는 기구와 시설을 갖춘 유익한 교육환경이 전국에 알려져 87년 10월에는 전국 유치원장들의 견학과 89년까지 유치원 교사협의회에서 자주 견학을 와서 성모유치원의 운영과 시설을 배워가기도 했다. 이렇게 유치원이 유명해지자 매년 입학생을 받기위해 원서접수를 하는 날이면 전날부터 학부모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유치원생들의 거주지역도 보은읍의 삼산·교사·장신·죽전·이평은 물론, 월송·봉평·강산리까지 그리고 수한면의 발산·후평리, 삼승면 원남리의 먼 곳에서도 통학생이 있을 정도이다. '튼튼한 어린이, 생각을 잘하는 어린이'를 원훈으로, 감사할 줄 알며 거짓 없고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줄 아는 어린이를 키우기 위해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라 기본적인 생활태도와 발달 영역 안에서 아동의 자율성, 상호작용, 능력,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도와주고 정서생활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주며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남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가르치고 있다.

성모유치원의 원장인 현효순 로즈마리 수녀는 "아이들은 깨끗한 환경속에서 자라야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여유를 갖게 된다. "며 "스스로가 자기물건을 원래의 장소에 정리 정돈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식교육 뿐만 아니라 참다운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인교육의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 인지, 사회, 언어, 정서, 신체의 5개영역이 고르게 발달되도록 통합교육을 실시, "88년부터 몬테소리 교육으로 아이들에게 맞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인, 주입식이 아닌 만져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을 통해 사물을 이해할 수 있는 학습방법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은 첫 경험이 매우 중요해요.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아이들은 선생님이나 부모가 하는 행동에서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간식을 먹고 자리 정돈, 휴지는 보는 사람이 먼저 줍기 등 사소한 것 하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 지적하면서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의자 집어넣기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특히 식당에서 집어넣지 않은 의자로 인해 불편을 많이 겪는 만큼 식사 후 일어나면서 엄마가 의자를 집어넣는 모습은 보는 아이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고 말한다.

가정과의 연계된 교육을 위해 매주 가정통신문을 보내 원아들의 교육에 대해 논의하고, 어린이들의 아버지가 참여하는 수업시간을 마련해 실험, 관찰, 공작 등을 하면서 '우리 아빠도 나와 함께 놀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심어줘, 무조건 엄하고 바깥 일만 하는 경외스런 아버지가 아님을 인식시켜주는 등 창의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유치원 뒷뜰에 어린 원생들이 직접 호미를 들고 땅을 파서 고구마도 심고 콩도 심는 현장학습으로 식물의 성장과정 및 일한 보람, 대가를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치는 성모유치원 봄이면 개나리가 노란 울타리를 만들고, 여름이면 진초록 잔디 운동장이 숨을 내쉬고, 가을이면 코스모스 하늘거리며 후박나무 넓은 잎이 노랗게 물들고, 겨울이면 따뜻한 마음으로 불우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보은 유아교육의 선구자 성모유치원…그곳에서 원생들은 꿈을 먹으며 튼튼한 동량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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