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의 길 걸은 83세 강명자 할머니 드디어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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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의 길 걸은 83세 강명자 할머니 드디어 ‘졸업’
  • 나기홍 기자
  • 승인 2024.01.1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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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의 세월이 눈과 귀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소회 밝혀

 관기초등학교 102회 졸업식이 지난 5일 개최된 가운데 만학의 길을 걸은 강명자 할머니 학생이 이날 졸업했다.
 77세 때인 2018년 용기를 내어 관기초에 입학한 강명자 할머니는 중도 포기 없이 학업에 전념해 정말 빛나는 졸업장을 받은 것.
 이날 졸업식에는 증손주들부터 시작하여 자녀와 자녀의 직장동료, 관기초 가족들이 함께해 졸업을 축하했다.
 강 할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공부를 하고 싶어 만학을 꿈꾸면서도, 자식을 키우랴, 살림을 알차게 하랴 바쁘게만 살아오다 벼르고 벼르다 6년 전 1학년 입학에 성공했다.
 당시 강 할머니는 “꿈꾸던 입학을 하게 되어 평생의 소원을 푼 것 같다”면서 “이제 열심히 공부해서 탑을 쌓아나가겠다”고 입학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강 할머니는 학교에 다니면서도 농번기만 되면 고추 따랴, 밀린 농사일하랴 너무도 바빠 매년 몇 일은 결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평생 하지 못했던 공부를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공부 좀 했으면 하고 지낸 세월에 길고 길었는데 입학하고서는 소원을 이룬 것 같아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고 당시를 회고 했다. 
이어 “자식같은 선생님들이 하나하나 가르쳐 주던 정겨운 모습, 코를 질질 흘리는 손자 손녀같은 동창아이들의 손을 이끌고 함께 공부했던 6년의 세월이 눈과 귀에서 떠나지를 않는다.”며 기억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졸업한 강 할머니는 2남3녀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남편과는 9년전 사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20년에 개교하여 올해로 102회째 졸업식을 한 관기초등학교는 이번에 9명이 졸업하고 2024학년도에 3명의 입학이 예정되어 전교생이 25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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