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여년 역사의 회인국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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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여년 역사의 회인국민학교
  • 보은신문
  • 승인 1991.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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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기운은 대지를 타고 올라와 송정봉 산등성이마다 진달래를 흐드러지게 하고 나무의 싹이 움트며 쏟아놓은 생명의 푸른 물줄기는 골짜기마다 넘치도록 흘러내려 반윌지로 모여들고, 반윌지 푸른 물에 뛰노는 비단잉어들과 함께 꿈을 키우며 미래를 설계하는 회인국민학교(교장 우희준) 회북면 중앙리 96번지 송정봉을 뒤로하고 반윌지를 품어안은 채, 연못주변의 고목나무가 운동장의 은행나무가 보여주듯 80여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회인국민학교는 올해로 78회, 6천9백15명의 우수한 졸업생들을 배출 시켰다.

본교인 회인국민학교(14학급)와 회룡분교(1학급), 회동분교(1학급)를 포함, 총 16학급에 3백49명의 학생들과 20명의 교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분교까지 모두 합쳐 여타의 도시국민학교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의 학교이지만 국민학교때부터 과외다 학원수강이다 하여 과열된 교육풍토에 찌든 도시학생들보다는 진달래 꽃잎을 따며 봄을 만끽하고, 여름이면 송정봉의 녹색바람을 들이마시며,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위에 시를 그리고, 흰눈 쌓인 송정봉 겨울 골짜기를 오르내리며 인생과 자연, 문학, 예술을 노래하는 이들에게서 더 정다움을 느끼게 된다.

삼산국민학교와 같이 군내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회인 국민학교는 1906년 김수석씨 등 지역유지 수명이 발기하여 회인군 읍내면 말음리(형재 중앙1구)에 사립진명학교를 설립, 처음 개교하게 된다. 그러다가 학교유지비 곤란으로 그해 11월 폐교했다가 다시 1909년 회인군수 권병필의 주관으로 우정순씨가 발기하고 임한준, 정태노, 양주노씨 등이 상의, 협력하여 읍내면 교동리 명륜당(현재 향교가 위치한 곳)에 정태노씨를 교장으로 진명학교를 개설, 1909년 평창 구 객사(현재 보건소 위치)로 이전했다가 1912년 4년제인 회인공립 보통학교로 인가를 받아 1913년 현재위치로 이전했다.

1928년에 6년제로 편성되고 1938년에는 회인공립심상소학교로 개칭하였다가 1950년 회인국민학교로 개칭,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금은 14학급의 작은 학급수이지만 56년에 회서분교를, 65년에 회룡분교를 개설 독립시키고 75년에는 25학급이 될만큼 크게 번창하기도 했으나, 이농으로 인한 이주가 늘어나면서 88년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실정이다. 역사가 오래된만큼 우수한 졸업생이 많이 배출돼 전국의 각계각층에서 회인국교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로 살고 있다. 회인면 중앙리에서 오학근, 한학수씨의 4남4녀중 3남으로 태어난 시인 오장환도 회인공립보통학교에 입학, 3년간의 학교생활을 했다.

흙이여! 고향의 봄이여! 그래도 너는 이속에 물이 오르고……라고 오장환은 어린시절을 보낸 고향 호인을 잊지 못하는 시를 읊었다. 깔끔하고 알차며 정직한 어린이가 되는 인간상을 목표로, 예정과 질서를 지키는 생활태도를 길러 애국하는 마음씨를 갖게하는 애국인, 면학분위기를 조성하여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하는 면학인, 일상생활의 사물과 현상을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갖게하는 과학인, 보건안전에 대한 바른 습관과 심신의 조화로운 생활습관을 길러 자립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질을 갖게 하는 근로인으로 육성하기 위해 우희준 교장 이하 20명의 교사들은 전심전력을 쏟고 있다.

회인국민학교의 가장 큰 자랑 거리는 도내뿐만 아나라 전국에서도 유명한 전통농악팀이다. 86년과 88년 농악최우수상을 받고 도지정 농악시범학교로 선정되어 지난해 청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식전공개행사에 참가, 솜씨를 선보임으로써 많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또한 군내 육상의 선두주자인 회인국민학교는 88년 소년체전대 도대표로 선발되었으며, 87년에는 보건관리운영에도 앞장서 보건환경우수교로 선정,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문장구성이나 문학능력을 신장시키고 학교에 대한 올바른 홍보활동 외에도 정서순화를 위해 개인별, 학급별, 학교별 문집만들기를 적극 권장, 89년에는 도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과학영재반, 컴퓨터교실을 운영하여 가학교육을 강화하고 14가지의 클럽활동, 취미교실, 생활영어교실을 운영, 예체능교육에 철저를 기하고 있어 빌고 시골에 있는 학교이지만 도시 못지않은 다방면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는 작지만 역사가 길고 전통있는 학교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역사와 전통을 계속해서 빛내는 꿈많은 학생이 되라고 항상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있다."는 우희준 교장은 '교육은 학교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는 부족해 사회, 가정, 학교가 삼위일체가 될 때 제대로의 교육이 이루어져 바람직한 인간상을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연에서 배어나는 산교육으로 맑고 청아한 눈망울을 굴리며 운동장 저편에서 달려와 밝게 인사하는 이들에게서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회인국민학교와의 만남은 삶에 부딪혀 흐려있던 마음을 말게 정화시키는 카타르시스의 기회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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