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좀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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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좀 주소
  • 최동철
  • 승인 2023.12.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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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본격 시작됐다. 내년 4월 10일 수요일에 치러질 총선에 출마하려는 자는 선거일 전 120일 전인 엊그제부터 예비후보자등록을 했거나 할 수 있다. 바야흐로 기득권자가 평범한 유권자에게 ‘표 좀 주소’하고 읍소해야 하는 선거의 계절이 온 것이다.

 선거 때가 되면 시인이자 가수인 한대수의 노래 ‘물 좀 주소’가 연상되곤 한다. 학창시절 학교 앞엔 탱크에 무기한 휴교이고, 최루탄에 눈 콧물 쏟다 집단으로 연행된 곳은 서대문경찰서 유치장이던 독재정권 시절인 1974년에 히트했던 곡이다.

 노랫말은 이러하다. ‘물 좀 주소 물 좀 주소 목마르요 물 좀 주소/ 물은 사랑이요 나의 목을 간질며 놀리면서 밖에 보내네/ 아! 가겠소 난 가겠소 저 언덕위로 넘어가겠소/ 여행 도중에 처녀 만나본다면 난 살겠소. 같이 살겠소/ 물 좀 주소 물 좀 주소 목마르요 물 좀 주소/ 그 비만 온다면 나는 다시 일어나리 아! 그러나 비는 안 오네’

 당시 이 노래는 당연히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물 좀 주소라는 의미가 자유를 갈구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래서 정부의 방향과는 정반대의 외침이라며 빨간딱지가 붙게 됐다. 어쨌든 허스키한 한대수 목소리로 애타게 부르는 ‘물 좀 주소’는 선거철 ‘표 좀 주소’와 겹친다.

 각설하고 다가오는 총선에 우리 지역 출마자는 아마도 두 인물이 유력할 것 같다. 내리 12년간 3선을 역임하고 중량감이 더해지는 4선 관록의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현역 국민의 힘 박덕흠. 두 번 대결에서 연패하고 삼세번 째 역전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한이다.

 이들에게 유권자로서 당부코자 하는 것은 상대 후보에 최소한의 선을 지키라는 것이다. 총선은 지역발전정책과 국정 비전을 아울러 비교하고 경쟁하는 자리이다. 상대의 정책이나 비전을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인격을 모독하는 것은 선거의 본질에 어긋난다.

 허위사실 유포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가 된다. 상대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유권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투표를 하게 될 수 있다. 허위사실 유포는 법적으로도 처벌될 수 있음을 후보들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공직선거법을 준수해야 하고, 후보 간 상호 존중을 해야 한다. 상호 존중은 선거의 질을 높이고,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유권자에게 ‘표 좀 주소’하고 어필하려면 유권자들의 관심사와 요구가 반영된 지역발전책과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유권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자신이 도덕적이며, 능력 있음을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여 증명해야 한다.
 선거는 결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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