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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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시작 
  • 최동철
  • 승인 2023.07.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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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섭씨 30도를 웃도는 요즘이다. 마침 내일은 24절기 중 열한 번째인 소서다. 이제 올 여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날이다. 노인이 많은 초고령 사회 보은군은 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자 발생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때에 접어들었다.

 이솝우화에, 개 한 마리가 더위를 피해 이곳저곳 옮겨 다녀봤으나 마땅한 곳이 없자 결국 더위를 참지 못하고 울부짖는다는 내용이 있다. ‘더위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고, 피할 수 없다면, 적응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교훈을 준다.

 유대인들의 지혜서라 할 탈무드에도 사람이 느끼는 ‘열두 가지 괴로움’중 하나에 ‘더위’를 꼽았다. 더위는 매우 괴로운 것으로 여겼다. 고로 더위 피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많다. 이를테면 ‘물을 많이 마셔라’ ‘시원한 곳에 머물러라’ ‘격렬한 운동을 하지마라’ 등이다.

 더위가 만연한 이때쯤, 영국에서는 밤에 ‘미들썸머나이트’라는 축제를 열고 모닥불에 노래하고 춤추며 더위를 즐긴다. 독일에서는 여름 더위 시작을 ‘소머스논트’라고 한다. 꽃 장식한 장작더미를 태우는 날이다. 더위 속 나쁜 기운 몰아내고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기 위함이다.

 바이킹의 나라 스웨덴에서도 여름의 낮이 가장 긴 날을 ‘미드솜마르’라 부른다. 이날은 가족과 이웃들이 모여 바비큐 해 먹고, 술 마시고, 수영도 하고, 노래와 춤으로 더위를 즐긴다. 인공지능(AI) 챗봇에 물으니 우주와 달, 화성에서도 더위를 느낄 수 있다고 답한다.

 다만 달은 대기가 없기 때문에 태양의 복사열을 직접 받게 된다. 또한 열을 보존할 수도 없다. 매우 빨리 뜨거워지고 추워진다. 태양을 향하고 있는 쪽은 약 127도까지 올라가고, 반대쪽은 영하 약 233도까지 내려갈 수 있다. 달은 지구인들의 피서지로는 적당치 않은 것 같다.

 화성도 비슷하지만 그나마 낫다. 대기는 있지만 지구에 비해 형편없이 희박하다. 달처럼 태양의 복사열을 직접 받아야 한다. 평균 온도는 약 -63도이지만, 태양을 향하고 있는 쪽은 약 20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태양을 등지고 있는 쪽은 약 -143도까지 내려갈 수 있다.

 화성의 온도는 지구의 온도보다 훨씬 낮다. 따라서 장차 미래에는 지구의 더위를 피해 화성으로 피서여행 가는 로켓상품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다만 화성에서 피서를 즐기려면 우주비행사처럼 방한복을 입어야 한다. 또한, 대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공기통도 착용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아직은 우주로 피서여행을 갈 수 없는 시대이니만치, 더위를 참아 내거나 즐기거나 온열질환 예방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다. 가급적 새벽녘에 농사일이나 바깥일을 하고 한 낮에는 휴식을 취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일 것이다.
 창문 방문 활짝 열어젖히고 여름의 밤과 관련된 소설을 읽거나 영화, 드라마를 보며 더위를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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