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림분교 ‘마지막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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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림분교 ‘마지막 졸업식’
  • 곽주희
  • 승인 2003.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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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회 총11명 졸업생 눈물로 범벅
“지난 47년간 늘 우리 곁에 있던 정든 학교가 오늘 졸업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지난 20일 동광초등학교(교장 서홍복) 학림분교장(분교장 김경순) 졸업식은 마지막 ‘졸업식 노래’가 울려 퍼지는 순간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등 눈물 바다로 변했다.

11명(남 7, 여 4)의 졸업생과 재학생은 물론 교사, 학부모, 축하객까지 반세기동안 5개마을 주민들의 휴식처와 같은 역할을 뒤로 한 채 역사를 마감하는 이날의 마지막 졸업식을 안타까워했다. 지난 56년 4월 학림1리 공회당을 사용, 신입생 74명과 교직원 1명으로 개교한 이래 지난 62년 2월 최초로 76명의 제1회 졸업생을을 시작으로 총 39회에 걸쳐 2482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 학교는 지난 2000년 동광초 학림분교로 격하된 지 3년만인 오는 3월 1일 폐교되고 재학생 19명이 본교인 동광초등학교로 흡수될 예정이다.

지난 70년대 중반까지 재학생이 500명을 웃돌던 이 학교는 계속되는 이농으로 학생수가 격감, 2000년대 들어 입학생이 5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날 졸업식은 마지막 교가제창을 끝으로 졸업생들의 시화전, 운동회가 열리고, 학교의 흔적이 담긴 옛날 사진들이 전시됐다.

또한 총동문회 및 학림회, 칠우회, 백봉회 등 동문이 참석해 졸업생 11명 전원에게 각각 10만원씩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졸업생 11명 전원이 각기 다른 상장을 수상하는 등 아주 특별한 졸업식을 거행했다. 또한 자모회에서는 졸업식에 참석한 축하객과 지역 주민과 학생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것으로 모교에 대한 마지막 사랑을 대신했다.

특히 학림초등학교 총동문회에서는 학림의 역사계승을 위해 △롤러경기장 주변공간에 학구 주민들이 변함없이 쉴 수 있는 공간과 장소를 마련 △학림의 명예와 역사를 영원히 보존할 수 있는 각종 자료와 사진, 그리고 나무, 조형물 등을 전시 보관할 수 있는 시설 완비 △롤러경기장 명칭에 반드시 학림의 지명을 표기해 공식 사용토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학교 동문 황종학(53, 4회 졸업생, 군청 종합민원실장)씨는 “더 이상 학교에서 후배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폐교 후 설치예정인 롤러스케이트장 한켠에 학교의 역사를 모아둔 기념관이 들어선다니 그나마 다행으로 학림의 교정은 사라지지만 역사와 명예는 영원히 가슴속에 간직하고 지켜내며 계승 발전시키는데 다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또 이날 재학생의 송사에 이어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한 김용갑(14)군은 “졸업이라는 감격보다 학교가 문을 닫는 사실에 졸업생 모두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추억이 깃든 정든 교정을 영원히 가슴속에 담고 선배님들이 바라는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이 고장과 이 나라의 큰 일꾼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실 18개소와 숙직실, 사택, 창고 등을 갖춘 학림초등학교는 향후 국제규격의 롤러경기장이 들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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