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는 이번 겨울에 신들이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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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는 이번 겨울에 신들이 강림했다
  • 김옥란
  • 승인 2022.12.1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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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는 이번 겨울에 신들이 강림했다. 세상 사람들은 신들에게 집중했다. 신들의 모든 것에 열광하고 환호했다. 카타르에 내려온 신들은 '정국'과 '쏘니'였다. '정국'이라는 신은 노래와 춤을 다루었고, '쏘니'라는 신은 공을 다루었다.'
그들에 대한 찬사로 나는 그들을 잠시 신으로 묘사해보았다. 대한민국의 BTS  전정국과 축구 국가대표 선수 손흥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영웅이다.
"우리가 누군지 봐. 우린 꿈꾸는 사람들이야...여긴 열정을 잃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곳이야. 리스펙. 오 예. 여긴 상상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야. 리스펙. 오 예."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정국이 부른 '드리머'의 일부분이다. "우린 이뤄낼거야. 우린 믿으니까." "우린 해낼거야. 우린 볼 수 있으니까."라고 노래 속 꿈꾸는 사람은 강조하면서 중요한 말을 한다. "사랑을 존중해. 유일한 방법이야."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 때 포르투갈 선수들 일곱 명이 손흥민을 에워쌌다. 손은 그 속에서 포트투갈 선수 다리 사이로 공을 날려 황희찬 선수에게 주었다. 황은 번개치듯 날아오는 그 공을 받아서 포르투갈 골대 안으로 차 넣었다. 전광석화였다. 슛 골인.우리가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 경기에서 쏘니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공차기를 했다. 축구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다. 쏘니는 인터뷰에서 공을 팀원들에게로 돌렸다. 그것은 겸손과 성숙과 이타심과 사랑의 극치였다. 지도자의 표상이었다. 지장 덕장 용장의 모습이었다.
나는 이번 월드컵 경기에서 뛰는 쏘니를 보며 이순신 장군이 떠올랐다.
"아직도 배 12척이 있어 싸울 수 있습니다." 장계하고, 명량해전에서는 배 13척으로 적선 133척과 싸웠던 이 장군이 왜 생각났을까. 이 장군과 손 주장, 이 장군의 거북선과 손 주장의 축구공이 왜 자꾸 오버랩되던지...
그것은 손흥민 대표선수의 얼굴 안대 투혼 때문이리라. 그는 월드컵 2주 전에 다른 경기에서 얼굴을 아주 크게 다치는 안와골절 중상을 입었다. 눈 주위의 뼈 4대가 부러져 수술을 했다. 그 자체도 생명 건 수술이었다. 이번 월드컵에 절대 뛰면 안 되는 몸 상태였다. 그런데도 목숨 걸고 싸웠다. 목숨 내놓고 싸웠다.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서. 이 헌신과 희생의 모습에 나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이 떠올라 얼마나 긴장하며 축구를 보아야만 했는지 모른다.
"전쟁하는 날에 직접 화살과 돌을 무릅쓰자, 부장들이 진두지휘하는 것을 만류하며 말하기를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하시면 안 됩니다." 라고 이순신 장군 최후의 순간을 기록한 <유성룡 달력>을 본 적 있다. 이 기록에는 "직접 출전하여 전쟁을 독려하다가 이윽고 날아온 탄환에 맞고 전사하였다."라고 나온다.
천우신조였을까. 기적처럼 천만다행으로 손흥민과 선수들은 살아서 이겨냈다. 한국 축구는 12년만에 16강에 올라갔다. 피파 수장은 손흥민이 포르투갈전에서 1퍼센트의 가능성으로 99퍼센트를 이기는 것을 보고 "손흥민은 축구의 신"이라고 극찬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는 한국에서 날아간 두 영웅과 축구선수들이 있었다.
우리는 열정을 가지고, 꿈꾸며, 상상하며, 사랑을 존중하며, 계속 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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