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보은군의 응급실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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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보은군의 응급실 명암
  • 최동철
  • 승인 2022.11.2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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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보던 앞집 노파가 구급차에 실려 나간 지 어언 한 달째 되어간다. 몸 안에서 해독작용을 담당하는 간의 기능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하더니 아마도 그게 원인이 되어 장기화되는 듯하다. 늘 안녕하심이 확인됐던 희미한 방 불빛이 켜지지 않는 빈집은 이제 적막감이 돈다.  

 평소 자연사를 추구하며 ‘구급차는 부르지 않는다. 타지 않는다. 입원하지 않는다. 수술하여 연명하지 않는다’를 신조처럼 되뇌며 매일을 사는 입장에선 응급실 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반면 초고령사회인 보은군에서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응급실의 고마움과 중요성을 꼽는다.

 몇 년 이상 거주하는 군민이면 누구나 알 듯 보은군 지역은 공공의료시설이 태부족인 의료취약지역이다. 웬만한 병은 진단만 받을 뿐 보다 정확한 진찰과 치료를 받기위해서는 청주 대전 등 대처에 있는 큰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가능하다.

 이러한 와중에 그나마 거점 응급 의료기관으로서 제 역할 하는 의료법인 정민의료재단의 한양병원이 군민병원의 대명사로 손꼽히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골든타임의 응급환자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생명을 살리고 큰 병원으로의 안정적 이송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다만 보은한양병원 응급실에 가본 이들은 알 터인 즉, 비좁고 노후한 장비에 환자, 보호자는 물론 의료진마저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다. 구 병동의 경우 애당초 병원시설이 아닌 일반건물을 활용한 덕에 건물구조 자체가 모순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 기대는 금물이다.

 그래도 보은군민의 유일한 거점병원이니 아니 찾을 수가 없다. 2021년도 자료를 보면 외래환자 86,516명, 입원환자 1,716명, 재원환자는 22,461명이다. 병상 가동률은 56%에 달했다. 군민수가 약 31,524명이니 비율로 보면 주민 1명당 1~2차례 한양병원을 방문한 꼴이다.

 현재 보은한양병원은 충북도(8천만원)와 보은군(1억원)으로부터 매년 1억8천만 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응급실의 주야간 당직의사 3명 등 최소운영인력 20명의 연인건비 15억1,200만원에는 어림없는 지원액수다. 바꿔 말하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한양병원이 보은군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지원되는 응급실 운영을 하려면 보은군과 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지원만 되면 신경외과 전문의를 초빙하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주말 당직 근무시켜 나름 최상의 응급실을 운영할 수도 있다고 한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군수 등 자치단체장은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의 시설, 장비확충 및 운영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보은군이 응급실 전면 지원을 하면 한양병원 응급실은 곧 보은군 지원시설인 당직의료기관으로 전환되게 된다.

 보은군과 의회는 초고령화 군민의 의료복지 혜택 차원에서 적극 검토가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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