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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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속으로
  • 최동철
  • 승인 2022.10.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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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고 파란 가을 하늘이다. 녹음을 자랑하던 주변 야산도 어느새 단풍잎 색으로 치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스크를 벗어던진 첫 가을 나들이는 홀가분하다. 지난주 시작된 보은대추축제는 이제 마무리로 접어들었다. 늦을세라 축제 속으로 뛰어든다.

 축제의 유형은 대략 4가지로 분류된다. 문화예술축제, 전통문화축제, 지역특산품축제, 자연관광축제 등이다. 우리 고장에서 매년 10월에 열리는 보은대추축제는 지역특산품축제를 겸한 자연관광축제라 할 수 있다.

 예부터 임금께 진상했던 명품 보은대추는 축제의 중심이다. 여기에 청정 황토에서 수확한 건강한 먹을거리 사과, 쌀, 배, 복숭아, 오이, 마늘 등 농특산물이 부가된다. 뿐만 아니라 뛰어난 육질로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보은한우도 맛볼 수 있다.

 이러한 지역특산품축제 행사가 마술, 걸그룹, 댄스공연 등 볼거리와 함께 천년고찰 법주사, 속리산 잔디공원, 말티재 등 일원에서 펼쳐지니 방문객들은 자연관광을 겸할 수 있다. 헌데 올 축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추작황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는 게 이유다.

 당연히 대형버스를 대절해 매년 대추축제 현장을 찾던 고정 방문객이 대폭 줄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설사 작황이 아쉽더라도 현장 축제를 진행해야 했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심지어 “일하기 싫어하는 공무원 탓”에 “쌓아온 보은대추축제의 신뢰성이 무너졌다”고도 했다.

 라 토마티나(La Tomatina Festival) 즉,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토마토 축제가 있다. 다녀 온 이의 말을 빌리자면 그곳은 발렌시아 부뇰이라는 인구 1만명 규모의 작은 시골마을이라고 한다. 아마 보은읍내 정도 일 듯하다.

 이 토마토축제는 진행 예산, 참여관광객 수 등 규모는 작으면서도 세계적인 명성과 부뇰 지역명의 홍보 효과, 수익성 등에서 성공한 축제로 꼽힌다. 개최일자는 년간 일정을 짜는 여행사, 관람객 등을 위해 ‘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 정오’로 고정되어 있다.

 그날 낮 12시 대포소리와 함께 골목길에선 트럭이 쏟아낸 100만개 정도의 토마토를 지역주민, 방문객 할 것 없이 4만명 정도의 낯선 남녀노소가 얽히고설킨 채, 서로 던지고 밟고 뒹구는 난장판의 축제가 진행된다.

 진행시간은 딱 2시간. 축제가 끝나면 참가자 모두가 서로 소통하며 마을행사장을 물로 대청소를 한단다. 이게 끝이다. 불과 2시간 행사를 위해 세계 곳곳서 1년을 기다리다 몰려와 열정을 불사르며 즐긴다. 매년 약속된 날짜와 소박하고 단순함을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보은대추축제도 ‘매년 10월 둘째 주 금요일부터 10일간 연다’란 개최약속이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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