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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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자세
  • 최동철
  • 승인 2022.09.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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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말미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에서 발언했다는 ‘비속어’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 토픽 감으로 화제가 됐다.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 후 박진 외무장관 등에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국내외 언론에 보도됐다.

 부랴부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바이든’으로 이해된 단어는 ‘날리면’이라는 단어의 오해고, 미국 의회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던 단어는 한국의 민주당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이후 ‘왜곡보도’라고 주장)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였다.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을 XX들’로 명시한 꼴이 됐다. 민주당 등과 일부 언론은 ‘외교참사’라 지칭했다. 미국 CNN, 폭스뉴스 등 뿐 아니라 AFP 등 외신도 “XX들"을 욕설로 번역하며 ”한국 대통령이 미국 의원들을 욕했다“는 의미로 보도했다.

 어쨌든 이 같이 국민적 낯부끄러운 외교참사는 대통령의 평소 점잖지 못한 언어습관이 사단을 불러오게 한 것이다. 쉽사리 정치입문에 기간이 짧은 탓도 한 원인일 것이다. 정치인으로서의 숙성과정이 없었으니 이해도 된다. 사실 이러한 외교적 상황발생도 미리 예견됐었다.

 지난 1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새해 국민의힘에 보내는 쓴 약 세 봉지’라는 글을 통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어투 행동 인사법도 모두 바꿔야한다”고 쓴 소리를 했었다. 

 또한 "말은 하는데 메시지가 없어 설득력이 없고 진정성이 묻어나오지 않는다"며 “우선 말수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준비 안 된 아마추어 정치인 그대로 서툴고 부족하고 때로는 불안하기까지 하다"며 "수습 태도나 능력 또한 떨어지고, 번번이 타이밍을 놓친다"고도 했다.

 당시 이 글을 읽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갑 지나도록 쌓인 버르장머리라 이젠 아버지가 고무호스로 때려도 못 고친다"고 지적하는 글을 실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 최 의원은 당시 윤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이 어떤 공직보다 고유한 품격으로 빛나야 할 분야는 외교"라며 "능력과 품성이 날것으로 드러나는 치열한 무대에 저 말본새로 도리도리를 해대기 시작한다면…“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었다.

 좌우간 국정을 다루는 이른바 큰 정치나 군정을 다루는 작은 정치나 임하는 정치인의 자세는 한결같다고 할 수 있다. 고로 현역 정치인이거나 정치의 길을 지향하는 지망생이라면 이번 외교참사의 빌미를 타산지석 삼아 모름지기 안팎으로 자기 수양과 관리에 힘써야 한다.

 특히 선출직 공직자들은 공사석 자신의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함을 늘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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