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외한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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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외한의 돋보기
  • 김종례(문학인)
  • 승인 2022.03.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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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텃새들이 새물이 차오른 버드나무가지를 휘어잡고 그네를 탄다.
좌르르 내려앉는 햇살 무더기로 비지땀을 흘리는 정원에서, 꽃들의 태반을 만드느라 분투하는 대지의 태동을 느껴본다.
장독대 뚜껑을 여는 순간 하늘로 후루룩 날아오르는 봄 아찔하다.
선잠 깬 개구리와 눈 맞추느라 살랑거리는 경칩의 새순 한 잎, 가슴마다 초록물 홍건히 고이게 할 소망의 불씨임이 분명하다.
삭정이에도 새싹이 돋아나고 고목에도 꽃이 피어나듯이, 봄날의 풀꽃 같은 민초들의 삶에도 저마다의 바람꽃은 피어나려나! 겨우내내 각종 미디어 앞에서 대선판세의 혼란, 재난현장의 죽음, 아동 암수범죄 등, 참혹한 시대의 바람을 직면하며, 무엇을 그리도 간절하게 그리던 3월인지 모르겠다.
  막막했던 혼란의 계절을 통과하고 나라의 지도자를 세워야 할 막중한 시점에서, 개략적인‘리더십의 조건’을 되짚으며 숙고해 보고자 한다.
‘리더는 심성이 올곧으며 품격이 넉넉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당위적인 견해는 진정한 리더십의 첫째 조건이라고 한다.
다른 조건들이 탁월하다 하더라도 윤리적 도덕성이 결핍된 후보에게 국가의 운명을 맡기는 건, 도둑에게 나라곳간의 열쇠를 쥐어주는 우스운 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든 걸 내던져서 국가의 미래를 구축하려는 믿음직한 인물이 절실하다. 오직 진리만을 의지하고 등불삼아 나라융성의 단초를 만들 인물 말이다.
걸어 다니는 비전의 덩어리라 지칭 받은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 종식연설에서‘국민을 위해서라면 대적도 미워하지 않는 정치’로 승리한 것처럼, 내 뜻과 다른 무리들의 의견도 수렴하며 가는 정치 풍토가 아쉬운 현실이다.
우리 역사에서 좋은 본보기로는 조선시대 영조대왕이 펼쳤던 탕평책이 아닌가 싶다.    
  둘째로 우선조건은 국가의 암담한 현실과 미래를 예측하는 혜안, 그리고 공통 가치를 실현할 정책과 합리적인 비전이라고 한다.
 결국 국민의 세금인 국가재정을 가지고 왈가불가하는 탁상공론 보다는 우수한 기획과 수준 높은 미래전략일 것이다. 유권자에게는 후보의 목표점과 생각의 중심이 무엇인지 주목하면서, 표리부동, 과대포장의 가면을 팩트체크(진위여부)할 돋보기가 필요하다. 공약을 실천하려는 단호한 의지와 액션의 결합으로 국가발전 초석을 다질 인물을 알아보는 돋보기 말이다. 또한 리더십의 첫 활자만을 따서 논하는 바람직한 인성 열가지를 소개하자면, Listening(경청소통),Establishing(수립능력),Achieving(성취력),Decision(결단력),Exsampling(모범본보기),Responsibility(책임감),Spiritual(정신력)Humbleness(겸손함)Integrity(진솔함),Pioneer(개척자기질)이라니 참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정치 문외한 내지 조예가 부족한 나는‘겉 볼 안’이라는 평범한 말에 의지하고자 한다.
사람의 얼굴이나 언행에서 풍기는 느낌이야말로 그 사람의 마음심지요. 생각의 진면목이 아닌가 싶어서다.
이말 저말 따져보며 귀 기울여도 확실한 해답이 없었을 때, 오로지 느낌으로 선택한 역대 대통령들은 그다지 크게 실망시키지는 않았다.
 달콤한 미끼와 미사여구에 표심을 빼앗겨서 소중한 권리를 유린당하고 속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어서다.
 유권자의 환심사기와 상대방 흠집내기에 혈안이 되었거나 자신의 입신영달만을 꾀하는 기회주의적 태도는 위험천만이다.
‘지혜와 포용력의 강줄기를 밀물처럼 몰고 와서 반목과 분열의 강줄기를 썰물처럼 떠나보낼 자는 누구인가!’마음의 그림자 느낌을 엿보면서 살피고자 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중심을 들여다보면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을 상기하며, 정녕 수준 높은 국민성을 보여줘야 할 대선이다. 대의와 혜안, 정책과 비전의 방향, 품격있고 수준 높은 안목, 그리고 바람직한 인품을 가늠하는 분별력의 돋보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저기 지천으로 피어날 봄꽃들의 합창이 우주만물에 화답하듯이, 우리들 가슴에도 새 희망의 깃발이 봄바람에 펄럭대기를 기대해 본다. 개척자 청마의 기상으로 국민들의 걱정, 포효, 울분을 잠식시키고, 통례적인 국민윤리와 평화치국이 봄날의 꽃빛처럼 피어나는 3월이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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