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끝이 있나요 평생 배우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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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끝이 있나요 평생 배우는 거죠” 
  • 곽주희
  • 승인 2002.08.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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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세 박사학위 취득한 김 광 태 산림조합장
“배움에 끝이 어디 있나요. 죽을때까지 계속 배움의 연속이죠. 앞으로 노인문제 연구소를 설립, 여생을 노인복지를 위해 바칠 생각입니다”환갑을 앞둔 한 만학도가 최근 노인들의 성생활에 대한 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22일 열린 대전대학교 하계졸업식에서 ‘노인의 성생활에 대한 사회집단간의 지식과 태도 비교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광태씨(59, 보은군 산림조합장).

김 조합장은 지난 82년 방송통신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96년 대전대 행정대학원에서‘실버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올해 동 대학원에서 노인의 성생활을 이해하고 제도적, 경제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노인의 성생활에 대한 사회집단간의 지식과 태도 비교 연구’라는 논문을 작성,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조합장은 70년대 경제성장 제일주의의 기치아래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사회복지 전반에 걸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특히 고령화 사회의 문턱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사회문화적으로 금기시하는 태도, 고정관념 또는 편견 때문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노인들의 성생활에 대한 관심과 표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식변화를 위해 이번 논문을 연구하게 된 것.

김조합장은 논문에서 아직까지 우리사회에 시도되지 않은 노인의 성생활에 대한 지식과 태도의 수준을 여러사회 집단을 대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를 통해 노인의 성생활에 대한 교육 및 프로그램의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 있다. 조사대상자는 노인군, 중년군, 대학생군, 노인관련 시설종사자군으로 나눠 노인 210명을 포함한 총 894명에 대한 설문응답을 기초로 연구했다.

연구 결과 우선 노인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성생활에 대한 높은 지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사회의 눈보다는 노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성생활을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 또 배우자가 없는 노인들, 특히 배우자가 없는 여성노인들의 경우 노인의 성생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로원과 요양시설과 같은 생활시설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경우 재가노인들에 비해 노인의 성생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기초로 김조합장의 논문은 노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성생활을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보다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교육프로그램에서 배우자가 없는 여성노인들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접근할 필요성과 시설에의 수용이 결코 성생활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다 자연스럽고 건전한 성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인생활시설의 교육프로그램이나 시설구조 및 이용방침 등을 마련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 전문가로서 노인복지 생활시설이나 의료시설에 근무할 가능성이 높은 간호학과나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에 대한 노인의 성생활에 대한 교육이 충분이 이루어져야 할 것 등을 논문에서 제시했다. 배재대학교 사회과학부 행정학과 외래교수로 강의를 나가고 있는 김조합장은 이번 논문을 준비하면서 귀가 어두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느라 목이 쉬다못해 막혀 버리는 바람에 한동안 한약을 복용하는 어려움까지 겪었다.

김조합장은 “자식같은 사람들과 공부하느라 어려움도 많았지만 학문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학업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번 논문이 노인의 성생활을 이해하고 제도적·경제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노인문제연구소를 설립, 황혼 인생을 살아가는 노인들의 에너지 충전을 위해 노인 성생활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중국의 고서를 이번 논문과 심도있게 비교 연구해 노인들이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재미로 보는 노인들의 성 이야기’책을 집필하겠다”고 밝혔다.

보은 장신이 고향으로 지난 68년 공직생활을 시작, 군청 산림과 식수 및 보호계장, 마로·내속리면장 등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김조합장은 산림조합 대의원 4년,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회장, 보은로타리클럽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군 사회복지협의회장, 청주지방검찰청 범죄예방위원 보은지구협의회장, 충북도 임우회 운영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 조합장에 당선된 김조합장은 소탈하면서도 매사에 추진력이 강하고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족으로는 인생의 동반자로 각종 봉사활동에 같이 참여하는 등 묵묵히 내조하고 있는 부인 이금순(53, 군 보건소)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으며, 취미는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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