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당선은 되었지만…갈 길은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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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당선은 되었지만…갈 길은 험난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5.03.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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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은농협-판매사업 및 RPC현대화에 주력
보은농협-투명한 경영 및 운영, 재무에 방점
보은산림조합-소신 앞세워 마지막 임기 장식
보은지역 동시조합장 선거에서 3곳 중 2곳의 조합장이 바뀌었다. 지난 11일 치러진 선거에서 보은농협조합장에는 최창욱(58), 남보은농협은 구본양(59), 산림조합은 박호남(59)씨가 당선됐다. 산림조합 박호남 조합장만 재선이고 나머지 농협2곳은 모두 바뀌어 조합원들이 변화욕구가 선거로 표출되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남보은농협과 보은농협의 조합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보은농협 구본양 당선자는 1527표를 얻어 박순태 현역 조합장을 608표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주변에서는 박순태 조합장의 경영 스타일이 상대적으로 구본양 당선자에게 승리를 안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소식통들은 신뢰의 문제를 들었다. 지난해까지 흑자였던 남보은농협 결산이 1년 사이 사실상 적자로 돌아선 데다 선거를 앞두고 사과 선별장과 함께 써도 되는 복숭아 선별장에 과하게(?) 투자한 부분과 못자리뱅크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세보다 비싸게 부지를 매입한 점, 현 쌀 시세가보다 높은 벼수매 가격 등이 경영미숙의 사례로 짚어졌다.
한 조합원은 “박 조합장이 경영에서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다보니 조합원들이 등을 돌린 것”이라고 패인을 분석했고 다른 조합원은 “경영자는 전체를 보고 설득과 타협을 할 줄 알아야하는데 박 조합장은 약속에 얽매여 다수보다 소수의 조합원 이익을 대변한 측면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내로 취임하는 구본양 당선자는 박순태 조합장과는 차별화된 리더십을 선보일 것으로 조합원들은 예측하고 있다.
당장 구 당선자는 농산물 판매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자상거래를 통한 인터넷직거래 활성화와 거래처 확보를 위해 농산물 자매결연이 우선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지부진했던 RPC현대화 사업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보은농협의 조합장이 바뀐 점도 RPC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데 일정부분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어서 보은농협RPC와의 통합 여부도 지켜볼 일중에 하나. 또한 현 상임이사와의 관계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보은농협은 예상을 뒤엎고 최창욱 이사가 당선됐다. 최 이사는 1392표를 얻어 1313표에 그친 곽덕일 조합장을 꺾었다. 표차는 79표. 이변이란 탄성이 흘러나왔다. 개표 전까지 지역에선 곽 조합장의 당선이 무난하리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동시조합장 선거를 취재했던 기자 및 직원, 조합원 상당수가 그렇게 예상했다. 개표 전 한 기자는 보은군의 투표율(71.5%)이 전국평균(80.2%)보다 저조한 것은 예측이 가능한 뻔한 선거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곽 조합장의 패인으로는 낮은 투표율과 특히 선거운동 기간 중 보은농협 부실경영에 대한 손실금 배상과 관련자 사퇴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및 현수막 등장, 유인물 유포 등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은농협 노동조합과 농민단체 등은 선거운동 전후로 곽 조합장이 의욕을 보인 감사판매사업에서의 적자와 소송에서 패한 점을 부각시키며 손실금 전액 보상과 경영진 퇴진 등을 내세워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유탄이 결국은 곽 조합장에게는 패배를, 반면 신인의 최창욱 당선자에게 당선을 안겨 준 셈이 됐다.
따라서 보은농협 조합장의 경영스타일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변화의 방점은 소통과 투명한 경영. 최 당선자는 당선 전 자신이 조합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로 “부실화되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보은농협의 재무구조와 경영상태가 조기에 정상활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농협 운영은 물론 사업추진도 투명하게 하겠다는 얘기다.
최 당선자는 당장 1차 소송에서 사실상 일방적으로 패한 감자판매사업 2차 소송에선 사력을 다하는 한편 리스크관리위원회 권한을 강화시켜 사고 시 책임과 위험부담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또 조합원과의 소통 강화 및 여성 비상임이사 도입, 농산물 순회집회, 농산물 홍보 및 노후화된 RPC시설 현대화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례식장 인수, 육묘센터 와 하나로마트 건립, 산지유통센터 건립 등 공격적으로 각종 사업을 펼쳤지만 감자판매사업 실패로 한 번에 몰락한 곽 조합장의 전례가 경제사업에 위축을 가져오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한 조합원은 “30년 이상 농협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최 당선자는 전과는 다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오랜 경험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겠지만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밥에 그 나물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은 “남보은농협과 보은농협은 새롭게 항해하지만 남보은농협과는 처한 입장이 다르다. 당선자가 차후를 생각하고 공신(?)들에 휘둘리는 행보를 걷는다면 보은농협의 앞날에 먹구름이 걷히지 않을 것”이라며 보은농협의 현 상황을 심각한 것으로 진단했다.
보은농협은 2차 공판 결과에 따라 후폭풍(?), 또는 잇따른 소송이 들어올지 이래저래 편치 않은 시일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 당선자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은군산림조합은 박호남 조합장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강력한 리더십을 십분 발휘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선 전 “재선의 기회를 준다면 우리조합을 반석위에 올려놓고 후배를 위해 기꺼이 조합을 떠나겠다”고 공언한 박 조합장은 “처음 조합장을 맡았을 때는 소신보다 뭔가에 이끌렸다면 앞으로 임기 4년은 전과는 다르게 소신을 앞세운 경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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