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자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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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자연관
  • 보은신문
  • 승인 1999.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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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규(보은강산, 충청대학교수)
동양인들의 자연관은 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통합된 일체로서 인식해 왔다. 따라서 자연이란 생물학, 화학, 물리학 등의 입장에서 제각기 그 분야의 구성요소를 분류하며 그들 사이의 관계구조를 분석하는 자연과학의 객관적 대상은 아니었다. 모든 자연 속의 물체는 제각기 처한 존재대로 상호의존하는 유기체로써 인식하였다.

하늘, 땅, 인간 이것을 삼재(三才)라고 한다. 인간이 우주에서 하늘 땅 사이에서 태어나 사라져 간다. 따라서 동양인들은 하늘과 땅이 곧 자연이었다. 이 자연은 그 기원이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있었다고 보았다. 하늘에는 태양이 있고, 달이 있고, 무수한 별들이 있다. 그리고 땅에는 산과 바다와 강이 있다. 산에는 나무가 있고, 숲이 있고, 바위가 있다. 이들은 모두가 삼라만상이다.

삼라만상은 한번도 쉼이 없이 움직이고 있고 그 움직임속에 우리는 태어나고 멸한다고 보았다. 우리 동양인들은 이것을 모두 자연이라 보았다. 그리고 이 자연을 위대하게 보았고 우리와 밀접불가분인 것으로 보았다. 자연과 친근하였고 사랑하였다. 인간은 이미 천지간에 생존하는 생명가운데 하나요,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그 모범을 자연의 법칙속에서 인간의 법칙을 찾으려 하였다. 그러기에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아니요, 투쟁의 대상도 아니요, 단지 우러러야 할 대상이면서 인간과 조회를 이루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였다.

동양인들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가장 이상적인 인간의 모형이라고 생각하였으며 그러기에 자연의 순리를 따르려 하였다. 즉 자연의 질서를 따르면 삶을 영위할 것이며 자연의 질서를 거역하면 불행해진다고 하였다. 유교, 윤리도 이런 자연의 법칙과 인간의 법칙이 소화하는데서 이루어진 사상이다. 그것이 곧 존재의 법칙과 당위의 법칙의 합일이다. 따라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삶의 이상적 방향이었다. 이런 삶의 이상향에는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는 숙명론적 사고가지 깃들여있다.

그런 면에서 동양인들의 전통적인 가치관 속에서는 숙명론적인 자연적응, 순리존중의 의식이 다분히 깔려 있다. 물론 이런 자연에 순응하는 소극적, 숙명론적인 가치관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자연을 온통 송두리째 파괴하는 적극적 사고 보다 나은 것이 아니겠는가? 인간에게는 세가지 향수가 있다 한다. 그것은 고향에 대한 향수, 사랑에 대한 향수, 바다에 대한 향수라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것은 역시 고향을 그리워하고 고향에 가고 싶어하는 회향과 귀향의 염원이다. 그런데 고향의 내와 산, 들판까지 모두 오염된 상황을 보는 마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바로 환경에 대한 그리움임을 거듭 느껴 사랑과 생명이 넘치는 환경을 가꾸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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