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인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을 숭배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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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인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을 숭배하는 사람들'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2.08.23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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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말라야 에베레스트산 탐험기④
우재문 귀농귀촌협의회장
사람은 누구나 평생에 걸쳐 도전하고 싶은 꿈이 있다. 육순을 훨씬 넘긴 나이에 혹한과 싸우며 희말라야 에베레스트 산 정복에 인생의 도전장을 낸 사람은 바로 우재문(66·귀농귀촌협의회장)씨다. 그는 지난 5월 4일부터 6월 1일까지 근 한 달 일정으로 부인 우혜숙(61)씨와 함께 배낭을 메고 중국을 거쳐 악천후로 인해 방글라데시 다카공항에 불시착, 네팔 카투만두 공항을 거쳐 희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60m)까지 등정했다. 본란은 60대의 무한도전인 에베레스트 산 등정기 중 하이라이트만을 추려 8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5월 11일, 디보체(Deboche 3820m)에서 딩보체(Dingboche 4410m)로 오르다. 먼동이 트면서 ‘어머니의 목걸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아마다블람(6814m), 로체(8516m)의 설산이 얼굴을 드러내 놓고 있다. 청명한 날씨다. 어젯밤 늦게 까지 가랑비가 내렸다. 비가 오는 날 밤을 춥다. 야크가 풀을 뜯고 있다. 우리가 묵은 방은 창문이 커서 그 큰 창문을 통해 아침햇살이 오르면서 설산이 한눈에 보인다. 말로서 표현할 길이 없을 만큼 장관이다. 아마도 마음이 약한 사람들은 울음이 나올 것이다.
‘아득한 전설이 먼 산봉우리에 빛나고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에 퍼지는 햇살은 얼어붙은 눈덩어리에 반사되고 순례자의 가슴 속을 적셔준다’ -디보체에서
디보체를 출발,계곡의 오른쪽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간다. 강줄기 천 길 낭떠러지 옆길을 조용히 무심히 걷는다. 길 폭은 1m에서 1.5m정도다. 어떤 곳은 산사태로 무너져 폭이 50㎝정도 되는 곳도 있다.
노자의 핵심사상인 ‘무위자연’처럼 흘러가는 강물이 허허롭다. 나는 주머니가 많은 바지가 좋다. 오른쪽 주머니엔 여권, 입산허가증, 현지돈 4만 루피가 들어있고, 왼쪽 주머니엔 미화 1불, 5불, 100불짜리 몇 장이 지갑 속에 있고 오른쪽 옆주머니엔 나침반, 온도계가 들어있고 뒷주머니엔 잔돈(현지화폐)가, 또한 주머니엔 휴지가 들어있다.
나의 목엔 선글라스와 스카프가 둘러있고 손에는 75000/1짜리 지도와 메모수첩, 펜이 들려있다. 여행이 끝날 때까지 이런 차림일 것이다. 숙박이나 식대, 또는 물건 살 때 모든 것을 현금을 계산해야 하므로 반드시 현찰을 지참하고 다녀야 한다.
많은 트래커와 짐꾼 등이 오고간다. 현재 기온 26℃, 20ℓ석유를 남체바자르에서 딩보체까지 배달하는데 100달러를 받는다. 쏘마레(4070m)에서 점심으로 카레라이스(5천원정도)를 먹었다. 짐꾼들이 먹는 식당에서 먹었는데 밥의 양도, 카레라이스 양도 훨씬 많다. 그래서 더욱 정이 더 간다. 쏘마레에서 30분쯤 걸으면 오르소(4190m)가 나오는데 마을은 없고 오직 한곳뿐인 숙소만이 있다. 오르소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도부체(6495m)rk 버티고 있고 넓고 황량한 계곡, 모래바람이 날리는 이 계곡을 계속 올라가고 있다.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한쪽은 딩보체로, 다른 한쪽은 페리체로 가는 길이다. 오후 2시가 넘어서면 눈발이 날린다. 포터 라즈가 정한 숙소인 나마스테 랏지로 정했다. 안면이 있는 곳으로 날 안내한 것이다. 잠자리가 형편없어 다음엔 내가 정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날의 산행이 끝나면 할 일이 없어 무료하다. 각국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뿐이다. 문화시설이 전무해 책을 가져가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딩보체에서는 길이 세 갈래로 나뉜다. 주로 사람들은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을 택한다. 난로 가에 둘러앉아 양말도 벗고 손수건도 말린다. 구름이 끼면 바람과 눈보라가 심해 추워서 무쇠난로에 야크똥 말린 것을 태운다. 10개 정도 태우면 화력도 좋고 몇 시간은 탄다. 따뜻하다. 요즘엔 인도경제가 좋아서인지 인도에서도 여행을 온단다. 열 명 중 여덟 사람이 내게 일본사람이냐고 물었다. 동남아, 한국이라고 물은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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