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품송 수난에 백송 고사
정부인소나무 가지받침대로 유지
정이품, 황금소나무 자목은 ‘쑥쑥’
정부인소나무 가지받침대로 유지
정이품, 황금소나무 자목은 ‘쑥쑥’

나무로선 유일하게 벼슬을 지닌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은 지난 6일 밤 최대 순간 풍속 초속 14m 바람에 길이 4.5m, 둘레 20㎝의 가지가 또 꺾였다. 앞서 1993년과 1995년, 2001년과 2007년 돌풍과 폭설로 수차례 가지가 부러져 핵심인 좌우 대칭을 잃고 직각삼각형 형태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보은군과 문화재청은 지난해부터 치유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600년된 고령이어서 수세회복이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가 쇠약해지는 등 수난을 겪고 있는 속리산 정이품송과는 달리 정이품송 후계목들이 무럭무럭 자라 위안이 되고 있다. 군은 2007년 3월 문화재청으로부터 정이품송 보호구역내 심어 놓은 후계목이 향후 정이품송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자문의견에 따라 정이품송의 후계목 4그루를 보은군과 대전에 각각 옮겨 심었다.
정이품송의 후계목은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씨를 싹틔워 육묘한 자목(子木)을 1996년 충북도 개도 100주년 행사 때 정이품송 곁으로 옮겨 심었던 것을 성장 속도 및 뿌리세력이 왕성해져 정이품송 생육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전했다. 후계목 4그루 중 내속리면 갈목리 솔향공원에 두 그루, 한 그루는 보은군민체육센터 현관 좌측에, 나머지 한그루는 문화재청으로 옮겨 심었다.
줄기가 지상 70㎝ 높이에서 두 개로 갈라져 암소나무로 불리면서 정이품송과 내외지간인 장안면 서원리 정부인소나무(천연기념물 352호)는 가지받침대가 가지를 떠받치고 있다. 높이 15m, 갈라진 줄기의 밑둘레는 각각 3.3m, 2.9m이며, 나뭇가지가 벌어진 수관의 폭은 동서가 23.8m, 남북이 23.1m로 평균 23.5m로 강풍이나 폭설에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정이품송, 정부인송과 함께 보은군 3대 명물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보은우체국 백송은 고사 직전에 놓여 있다. 이 백송은 2010년 5월부터 잎이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수세가 급격히 약해져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백송주변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치료약품 및 영양제를 투여하고 있지만 회생이 어려운 실정이다.
1962년 천연기념물 104호로 지정됐던 보은읍 어암리 백송도 뿌리가 썩으면서 잎이 말라 2004년 고사됐다. 당시 백송 보호를 위해 밑동 주변에 쌓았던 석축과 복토가 오히려 화근이 돼 고사됐다는 분석이다.
2002년 산림청에 의해 발견돼 군 보호수로 지정됐던 속리산 황금소나무도 2004년 폭설로 부러져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수원 임목육종연구소가 2003년 황금소나무의 새순을 일반 소나무에 접목해 현재 4그루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2그루는 보은군청 화단에 이식해 매년 영양제를 투여하는 등 군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
주가지와 곁가지가 완전 L자 형태의 극히 보기 드문 모양새로 산외면 신정리에서 도벌꾼이 굴착해 차량에 실어놓은 채로 도주했던 소나무도 군이 군청 정문 입구에 심어 특별 관리했으지만 지난해 활착이 되지 않아 고사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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