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만화를 보여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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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만화를 보여 줄까?
  • 보은신문
  • 승인 2002.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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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풍자와 재치로 이야기를 단순하게 만들거나 크게 부풀리기도 하면서 재미있고 빠르게 이야기를 끌고 가서 아이들은 내용이 딱딱하고 양이 많은 보통 책보다 만화를 더 좋아한다.

한국 YWCA에서 1994년 6월에 펴낸 「청소년 만화 구독 실태와 내용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 달에 만화 잡지를 1∼5권을 보는 학생이 64.9%에 달하고 30권 이상 보는 학생도 12. 2%나 된다고 한다. 그런데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들도 이렇게 많이 보는 만화의 내용을 보면, 어린이들의 말초 신경을 건드리는 저질스럽고 상스러우며 천하고 까닭없이 때리고 치고 받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이런 만화 가운데에서 좋은 만화를 가려내어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도와 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좋은 만화는 어떤 것인가? 좋은 만화를 고르는 기준은 어떤 것들이고 요즘 책방에 나와 있는 만화 가운데 좋은 만화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만화는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고, 글을 읽는 재미도 있다.

우선 그 내용을 살펴보면 ①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 줄 수 있는 것 ② 재미있으면서도 감동과 교훈을 주는 것 ③ 올바른 눈으로 본 올바른 사람의 삶을 그려 낸 것 ④ 어린이의 눈과 마음으로 사물을 보는 것 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려는 생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주제를 자연스럽게 풀어 가는 내용을 담은 것을 좋은 만화라 할 수 있겠다.

△말의 사용에 있어서도 ① 맞춤법을 지키고 표준어를 사용한 것 ② 바른 어법을 써서 실제 생활에서도 쓸 수 있게 도와 주는 것 ③ 글자는 정자체로 쓰고 정확하고 간단한 문장을 쓴 것 ④ 어린이 세계에 알맞으면서 유행에 따르지 않은 말을 써야 하겠다.

그림 또한 ① 작가의 개성이 살아나면서도 보는 이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그림 ② 안정감 있고 밝은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그림 ③ 복잡하거나 크게 부풀리지 않은 간결한 그림 ④ 사람의 모습이 우리 겨레의 얼굴 모양을 한 그림.

그렇다면 나쁜 만화는 그 내용에 있어 ① 올바르지 않은 생활 태도를 당연한 듯이 다룬 것(사치 풍조를 조장하는 것, 정의와 불의가 뚜렷하게 가려지지 않은 것) ② 무조건 흥미를 일으키기 위한 허무맹랑한 내용, 바보 같은 주인공, 중상 모략, 아첨, 억지웃음을 강조하는 따위의 내용이 자주 나오는 것 ③ 건강한 정신에 어긋나는 것을 거르지 않고 다룬 작품(복수, 돈벌이를 위해 운동하는 것, 지나친 경쟁 의식 강조, 구단주의 횡포) ④ 시대의 유행을 지나치게 좇아가는 소재를 쓴 작품 ⑤ 외래 문명을 지나치게 따라 가는 작품.

말의 사용에 있어서도 ① 유행어, 속어, 비어를 남발하거나 저속하고 품위를 잃은 말을 쓰는 경우 ②남을 공격하는 말을 자주 쓰는 경우 ③ 어른에게 불손한 말을 쓰는 경우 ④ 외래어를 많이 쓰는 경우 ⑤ 어려운 한자 숙어나 전문 용어를 풀이하지 않고 그냥 쓰는 경우.
그림에서도 ① 불쾌감, 공포감, 혐오감, 긴장감, 살벌함이 지나치게 표현된 그림 ② 국내외 작가의 작품 속에 나오는 사람을 흉내내거나 그대로 옮긴 그림.

지금까지 살펴본 것을 바탕으로 하나의 장면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 전체의 완성도와 어린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본다면 어느 것이 좋은 만화인지 아닌지 가려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전에 만화하면 언제나 나쁜 만화를 먼저 생각하고 아이들이 만화책을 읽으면 꺼림칙하게 여기곤 했는데 이제는 좋은 만화를 읽고 식구들과 이웃에게 권하기도 하고, 어린이와 함께 토론을 하면서 어린이들 스스로 좋은 만화를 가려내어 볼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어린이들에게 권할 만한 몇 편의 만화를 살펴보면
*. 바스콘셀로스가 쓴 작품을 이희재씨가 만화로 옮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미래사)
*. 이희재(고려원미디어) 『골목대장 악동이』
*. 이희재 (웅진 미디어) 『한국의 역사』 1∼20권
*. 이두호(성심도서)『뛰어봐야 벼룩이지』 전, 후편. 『머털도사와 또매형』 전, 후편 (성심도서)
*. 이향원 『 떠돌이 검둥이』 1∼3권(송우출판사)
*. 구리료헤이(일본) 『우동 한 그릇』(장원)
*. 플라유엔(독일 풍자 만화가) 『아버지와 아들』1∼4권(규장각 문화사)
*. 길창덕(기린원) 『다부지』, 『박달도사』
*. 이진주(예원문화사) 『달려라 하니』1∼5권
*. 김수정(서울문화사) 『꼬마 인디언 레미요』
*. 신영식(고려원미디어) 『돌배군 1∼3, 무인도』
*. 박수동(까치) 『신판 오성과 한음』

<정해자의 신나는 글쓰기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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