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세계를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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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세계를 한바퀴
  • 보은신문
  • 승인 200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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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길도 책 속에 있고, 땅의 길도 책 속에 있다. 사랑하는 어린이들이 우선 세계를 돌게 하자. 그렇게 하면 땅을 돈 지혜가 하늘로 향하게 될 것이다. 떠나기 전, 우선 집 안부터 살피는 게 좋다. 한국의 수많은 책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읽게 하고 비행기로 유럽을 가게 하자.

먼저 덴마크에 내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할아버지에게 인사드려야겠다. 그분과 함께 사는 <인어 아가씨>, <미운 오리새끼>, <성냥팔이 소녀>와 사귀며 며칠 머물다가 독일로 건너가 야콕과 빌헬름의 그림 형제가 모아 놓은 동화를 살펴보자. 도시 이름을 앞에 붙인<하멜른의 쥐잡이꾼>, <브레멘의 음악대>를 읽고, <백설공주>와 <헨젤과 그레텔>도 만나 보자.

여기서 이웃하여 있는 아름다운 나라 스위스의 전설적인 인물 <빌헬름 텔>을 읽고 가야겠다. 지은이가 이 곳 독일사람 프리드리히 폰 실러이기 때문이다. 잠시 서쪽으로 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숨어 살면서 두려움과 슬픔의 나날을 기록한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도 읽자.  그리고는 프랑스로 가서 빅토르위고가 쓴 <레미제라블>을 보며 장발장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가슴속에 일렁이게 하고, 알렉상드로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앞에 마주 앉도록 하자.

다음은 남쪽 이탈리아로 가서 콜로디씨 집을 노크해 보자.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힌다는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남쪽 아드리아 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 세계 문학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딧세이>를 읽기 바란다. 기원전 1200년경 트로이 전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어려우면 좀더 커서 가기로 하고, 남동쪽으로 더 내려가도록 하자.

이스라엘에 도착하면 예수님의 사도들이 기록한 신약의 4복음서를 읽게 하고는 지중해를 건너 에스파냐로 가는 게 좋겠다. 마드리드 광장에 높이 선 동상, 실제의 영웅보다 더 유명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풍차와 싸우는 장면을 보며 소리내어 웃어보고는, 영국으로 건너가 세계의 대문호 월리엄 셰익스피어앞에서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하자.

그 분이 쓴 수많은 명작들을 다 읽기엔 아직 어리므로 네 가지 비극의 하나인 <햄릿>만이라도 만나 보는 게 좋겠다. 셰익스피어의 집에 머무를 수 있는 대로 머무르다가 다니엘 디포를 찾아가 <로빈슨 크루소>를 만나 모험담과 고생담을 듣자. 그러고는 이제 우리 나라와 국교의 문을 연 러시아로 달려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부활>, <바보 이반>, 푸시킨의 대위의 딸>을 새겨 읽자.

거기서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날아가자. ‘미국 문학의 링컨'으로 존경받는 마크 트웨인이 쓴 밉지 않는 악동 <톰 소여의 모험>을 보고, 허만멜빌의 <모비 딕>을 읽으며 한 인간이 거대한 고래와 싸우는 장면을 마음 졸이며 지켜 보도록 하자. 돌아오는 길에 중국에 들러 오승은이 쓴 <서유기>와, 진수가 기록한 <삼국지>를 읽는다면 긴긴 책의 여행을 통하여 우리 어린이는 세계의 문학과 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보람에 가득 찬 얼굴로 집에 돌아온 장한 아들 딸을 바라보는 기쁨을 어디에 비길 수 있으랴. 여행에는 좋은 안내자와 좋은 동반자가 필요하다. 어린이 독서 여행의 안내자는 어머니며, 동반자는 좋은 책임을 다시 밝힌다. (현암사 펴냄 <책나라로 가는 길>에서)

저는 이 글을 읽으며 생활의 여러가지 핑게를 대어 여행의 안내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것을 반성하였습니다. 과연 내 아이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데... 얘들아! 미안하다.

<정해자의 신나는 글쓰기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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