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얻는 생명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의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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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얻는 생명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의 고찰’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7.08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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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변광섭 그림 손순옥 ‘생명의 숲, 초정리에서’
삭막한 도심 속에서의 현대인들이 겪어내는 일상적인 반복의 스트레스로 늘 마음은 상처투성이다. 언제나 틀에 박힌 바쁜 일상 속에서도 생각해내는 작은 위안은 바로 자연 속에서의 고향을 찾는 일 일것이다.

계간 문예한국으로 등단, 수필가이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변광섭의 ‘생명의 숲, 초정리(도서출판 고요아침)’는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고향에 대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또한 서양화가로 개인전 15회, 단체전 150여회를 기록, 올해의 청년예술가상(2007), 올해의 좋은작가상(2008)을 수상, 활동하고 있는 손순옥의 그림은 수필과 어우러져 단아한 자연의 미를 추구한 그야말로 정성 들여 차려낸 자연 속의 잔칫상과도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다시 생명의 숲을 찾고 생명의 숲을 일구며 생명의 숲을 벗삼고 싶습니다. 그것들을 끝끝내 지켜내지 못한 죄인의 몫이 어디까지인지, 그 끝이 내 마음과 몸 부서지고 닳는 것일지라도 죄값을 치르고 참회하면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래저래 우리네는 우주의 깃털 바람에 실려왔다 실려가는 먼지같은 것이니까요.

한 줄기 햇살로 왔다 외마디 비명도 없이 사라지는 햇살이여, 온 몸으로 수줍게 흔들리며 손뼉치는 코스모스의 서정이여, 깔깔깔 배꼽잡는 귀여운 악동들이여, 풍금소리에 잠 못이르는 소년이여, 아카시아철쭉 향기처럼 애간장 태우던 이름모를 소녀여, 이슬에 맺힌 청춘이여, 달 그림자의 스산함이여.' -<본문 중에서>

사람이 자연 속에서 물아 일체되고 자연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의 심상에서 써내려간 이 책은 그래서 누구에겐가 치유의 힘이 되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나만 행복해서 미안합니다’를 테마로 이 책에서는 지난한 역사와 고향의 추억, 자연 생태적인 그리움, 소외된 문명, 단절된 인정의 회귀, 나아가서는 그의 전공인 공예가치론, 초정리의 우월성, 공간 미술작품의 세계, 마침내는 가족 간 사랑을 재확인하는 인간의 소중한 가치들이 새록새록 녹아 있음을 정직하게 느끼게 할 뿐이다.

아무리 추억하려해도 생각나지 않는 잃어버린 현대인들의 고향의 정서를 절묘하게 노크 하고 있는 ‘초정리의 숲…’은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자연과의 만남으로의 초대장을 얻은 듯 뿌듯함을 선물 받는다.

절제된 미려함, 순수한 낭만으로 초정리의 자연 속의 풍경을 예찬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잃어버린 자연과의 즐거운 해후, 그래서 자연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받는 현대인의 가이드로서 충분히 마음의 박수를 보낼 수 있게 한다.
/267쪽 도서출판 고요아침 16,000원.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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