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3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가 낳은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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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3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가 낳은 산물
  • 김인호 기자
  • 승인 2009.12.31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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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대 보은군의회는 특별한 발자취 몇 가지를 남겼다. 농업법인 속리산유통에 대한 채무보증 거부와 내년 예산 24억원 삭감 등이 그것이다.
 군정발전을 위한 진통이든 산고든 사실을 부인하든 결과적으로 이 두 가지 사안처리 후 집행부와 의회는 물론 군민 사이에도 좋지 않은 감정을 잉태했다는 점에서 되짚어볼만한 사안이다.
 의회는 담보능력이 부족한 속리산유통에 대한 군의 보증(원료매입자금 30억원) 요청을 두 번 거부했다.
 정부의 연리 1% 자금을 받을 수 없음에도 군이 담보로 제공할 출자금을 강남매장을 내는데 사용한 점이 그 첫째 이유다. 한 마디로 대책 없이 돈을 썼으니 의회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 꾸려보라는 메시지다.
 이 과정에서 출자한 농민단체는 발끈했고 이에 맞서 급조된 단체도 토론회를 통해 시비를 가려보자며 여론 흐름에 맞불을 놓아 속리산유통발 소용돌이에 휩싸여 한동안 군이 떠들썩했다.
 군의회의 채무보증거부는 과정상 아이러니한 부분도 내재해 있다. 의회는 유통사 선정 전, 정부에 보낸 건의문에서 “농산물유통회사 공모사업 선정여부는 지역의 사활이 걸린 절박한 것이므로 보은군이 선정되어 군민의 다수인 농업인 모두에게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주고, 보은이 발전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건의드린다’며 사정을 호소했으나 결과적으로 정부의 융자에 등을 돌렸다. 유통사가 강남매장을 낼 당시도 군의회 자체 내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였지만 결과적으로 소모적 논쟁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 군의회는 보증안 표결에서 5대3이란 패가 나왔고 여전히 이 패는 지속되고 있다.
 12월 진행된 정례회에서도 의회의 양분은 확연히 드러났다. 의회는 2010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무려 24억원을 삭감했다. 4억여원을 감액한 지난해에 비해 무려 5배 차이가 난다. 의회 권한이고 나름의 소신이 담겨겠지만 경기부흥 차원에서 예산 조기집행을 권장한 올해와 내년도 현격한 차이는 밖에서 보기에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예산안 가운데 이향래 군수가 보은대추군수라는 닉네임을 사용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대추육성사업중 '대추' 글자가 들어간 예산안에는 여지없이 반토막 내지는 완전삭감을 단행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예산 심사과정도 우역곡절을 연출했다. 몇몇 예산안을 놓고 당초 예산 삭감제안서를 제출, 삭감 후 다시 살려보자는 측(4명)과 당초 예산안 삭감이 불만이었던 의원 간(3명) 돌연 불거진 조건부 회생안이 맞물려 재논의를 거쳤으나 찬반 1대6으로 수정제의가 부결돼 종전안인 삭감쪽으로 결론이 났다. 의장이 예산안 심사에서 제외되는 점으로 미뤄 4대3이란 수치는 속리산유통 보증 거부 후 태생한 5대3이란 수의 연장이며 예산안 삭감에 대한 재조정이 진행된 것도 정치적 계산에 따른 움직임이었다는 전언이다.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의원들 간의 신경전은 외형상으로 나타났다. 행감은 농축산과, 속리산유통, 수영장, 문화관광과, 대추축제통합 등 사업과 지원에 치중되면서 지방선거를 의식한 감사였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8명이 정원인 5대 보은군의회는 애초 민주당 4명, 한나라당 4명씩 절반으로 나뉘어 출발했다. 도중 이용희 국회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으로 당을 변경하면서 군수도 이후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군의원들도 간판을 바꿔달았는지 묵묵부답 속에 뭔가가 서운(?)한 한명의 기초의원을 제외한 3명이 공동보조를 취한다는데 이론이 없다. 한나라당 소속 기초의원 4명도 차기 지방선거에서 현재 소속당인 한나라당 공천을 대부분 원한다.
 그동안 행태로 비춰볼 때 보은군의회 5대3이란 수는 기초의원의 정당 공천제 도입이 낳은 정략적 산물이라고 비유한다면 지나친 말일까.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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