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가을송이 생산량 최악 작년의 10%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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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가을송이 생산량 최악 작년의 10% 수준
  • 김인호 기자
  • 승인 2009.10.15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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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채취로 짭짤한 농외소득을 기대했던 주민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완전 죽을 썼다. 송이가 전혀 나오지 않아 송이채취 자체를 아예 포기했다. 해마다 송이가 나오는 시즌이 되면 입산금지를 알리는 현수막도 나붙었으나 사라졌다.
산외면 신정리의 경우 사상 최악이다. 이 마을 이장 김기용씨는 “올해는 여름송이 3~4㎏만을 채취했다”고 말했다. “산에 올라가봐야 품값도 나오지 않아 아예 가을송이 채취는 포기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마을은 해마다 가을이 되면 주민 10명이 공동으로 송이버섯을 채취해 농외소득을 올려왔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전혀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이 마을의 다른 한 주민은 “고온에 가뭄으로 포자가 번지지 않아 버섯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신정리는 100년 이상 된 소나무가 많은 점도 송이생산량이 줄어드는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속리산과 만수리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만수리에서 버섯을 재배하고 송이 채취를 업으로 삼고 있는 L씨는 “올해는 송이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날씨 탓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산에 낙엽이 너무 쌓여 있어도 버섯의 발아가 안 된다”는 얘기도 전했다. 버섯도 적당한 햇빛이 들어야 번식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산외면 신정리의 경우 작목반에서 여름 장마기간 동안 송이나 능이가 자라는 곳에 웅덩이를 만들어 비닐로 물을 받아놓은 다음 가을철 이 물을 버섯에 뿌려주면 가뭄에 구애없이 송이채취가 가능할 것”이란 지혜도 전했다.
국립공원 속리산에서 송이 및 버섯 등을 판매하는 업자도 “6월에 나오는 송이가 예년보다 조금 더 나왔을 뿐 가을송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지난해보다 10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업자에게서 판매되고 있는 자연송이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1㎏당 95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가을송이 채취가 극도로 부진한 것은 가뭄이 지속되면서 적정한 습도가 유지되지 못해 송이 발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그나마 자라던 것도 고온으로 말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을 송이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30일 양양군의 송이경매 결과 1등급의 경우 ㎏당 입찰가가 사상최고인 135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등급 자연송이가 경매되는 양은 하루 10~20㎏에 불과하며 전국의 자연송이 출하량도 하루 평균 50㎏에 그치고 있다.
한편 ‘가을 산의 진객’으로 불리며 귀하고 고가가 된 송이를 무단으로 채취해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채취업자에 따르면 국유림의 경우 국유림관리소로부터 허가를 얻어 송이를 채취해야 함에도 무단 채취하고 있다.
송이생산지의 한 주민은 “송이 생산의 70%는 도난을 당하고 있다”며 “어설픈 솜씨로 송이를 채취하다보면 버섯 포자를 망가뜨리기 일쑤”라고 하소연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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