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교육을 생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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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교육을 생각하며 ...
  • 보은여중 교사 이병학(보은군교원총연합회장)
  • 승인 2009.09.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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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에서 운영하는 공립학원 ‘옥천인재숙’은 지역의 인재 양성이 순창군 발전의 근본이라는 뜻에서 출발했다. 자녀 교육 때문에 도시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늘어나자 보다 못한 군(郡)이 2003년 직접 나선 것이다.
군청 부서에 인재양성계를 만들고 군내 중고등학교에서 중3부터 고3까지 학년별로 50명씩, 200명을 선발하여 차량을 이용, 기숙사로 데리고 와 저녁을 먹이고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등 5과목에 14명의 실력 좋은 학교 밖 전문 강사진을 초빙해 밤 11시35분까지 강의를 듣는다. 다음날 아침 식사 후 차량을 이용 다시 학교에 데려다 준다. 일년에 10억원 정도 드는 운영비는 모두 순창군이 댄다.
옥천인재숙은 곧바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매년 대학입시만 해도 25~30명이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고 2007년에는 전국 논술경연대회에서 중학생 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렇다 보니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재숙에 입소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지역내 중고등학교와 학원들은 자기네 소속 학생을 한명이라도 더 넣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줄어들던 순창 인구도 거꾸로 한 해 몇 명씩 늘어났다.
옥천인재숙은 이내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다른 지자체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전남 곡성군, 경남 합천군, 경북 고령군 등이 뒤를 이어 공립학원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방 교육의 성공 사례로 꼽히던 옥천인재숙이 문을 닫을 위기에 빠지게 된다. 학생들의 학기 중 기숙형 학원 수강을 금지한 교육청 조례 개정 때문이다.
하지만 군에서 운영하는 공립학원이 불법이라면 학교에서 운영하면 되지 않을까. 보은중학교나 보은여중에 기숙사를 지어 학교가 주체가 되어 옥천인재숙과 같이 운영하되 운영비는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 주면 어떨까.
우리 보은군도 해마다 군민장학회에 10억원을 지원 해 주는 것을 비롯해 몇 십억씩 교육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는 우리 지역에서도 면지역의 소규모 중학교는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2~3개 학교가 하나로 합쳐 기숙형 중학교로 운영하자는데 많은 주민들이 생각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지자체와 교육청이 힘을 합쳐 기숙형 중학교서 제외되는 학교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옥천인재숙과 같은 기숙사를 지어 운영 한다면 우리 지역의 교육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기숙형 학교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동안 많은 선진학교, 명문학교, 명품학교를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서 다녀본 결과 모두 기숙사가 있고 기숙사 생활에서 학력증진은 말 할 것도 없고 규칙적인 생활속에서 남을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품성 또한 그렇지 않은 학교 학생들과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잘 사는 교육의 선진국가들의 명문학교는 기숙형이 많다. 지자체가 교육으로 적지않은 고민을 않고 있다면 숙고할 만한 사안이겠다 싶다.
/보은군교원총연합회장 보은여자중학교 교사 이병학 010-6420-5210 <lbh93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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