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의 장학금 2천만원은 재력가가 낸 억대 장학금보다 값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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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의 장학금 2천만원은 재력가가 낸 억대 장학금보다 값져
  • 보은신문
  • 승인 2009.04.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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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리산 이옥선 할머니 장학금 기탁

일제시대 위안부로 고생했던 후유증으로 평생 약을 달고 사는 어려운 처지의 이옥선 할머니가 2천만원을 보은군민장학회에 기탁해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본보 924호 12면 보도)

이옥선 할머니가 기탁한 2천만원은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을 모은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인데 조국을 위해 희생한 대가를 기꺼이 내놓은 것이어서 재력가가 내놓은 그 어떤 장학금보다 훨씬 값진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귀감을 사고 있는 것.

장학금을 기탁했다는 소식을 들은 동네의 한 이웃은 “할머니께서 그런 일을 하셨는지 몰랐다”며 “평소에도 된장국 하나로 끼니를 해결하시는데 그런 선행을 하시는 할머니가 존경스럽다”고 놀라워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16세에 일본 위안부로 강제로 중국으로 잡혀가서 해방 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당시에 같은 마을에서 많은 여자들이 그처럼 위안부로 끌려갔지만 결국 이씨 혼자만 살아 돌아왔다.

그 후 이옥선 할머니는 고향마을을 떠나 속리산에 정착하면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던 중 20여 년 전 위안부와 관련한 방송을 보고 그 동안 수치심 때문에 숨겨왔던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민간단체와 함께 일본만 일곱 번을 건너갔고 누구보다 열심히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리는데 앞장섰다.

태극기만 보면 눈물이 난다고 할 정도로 태극기를 사랑했던 이 할머니는 20년 동안 태극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게양해 청소년들에게 태극기에 대한 사랑을 전하고 주민들에게는 국경일 태극기 게양을 선도하기도 했다. 지금은 기력이 쇠약해져 방안에만 태극기를 두고 있다는 것을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이옥선 할머니는 “한쪽 눈에 백내장이 와서 수술도 해야지만 후학들을 위해 쓰는 것이 더 값진 것 같아 장학금을 전달하게 됐다”며 “장학금을 조용히 전해주고 싶었는데 우리 어린 학생들에게 과거를 잊지 말고 더 이상은 나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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