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대담-법주사 노현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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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대담-법주사 노현 주지스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9.03.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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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절 밑에 사는 보람 느끼게 하겠다”
지역발전과 시대에 맞는 포교 사업에 혼신을 다해 불교의 위상을 반듯하게 세우도록 법주사가 앞장 

보은읍내 포교원 설치, 불교대학 개설, 장학금 수여, 다문화 가정 위안잔치를 개최하는 등 스님을 위한 수행공간이었던 법주사와 스님들이 산 아래 속세인들 곁으로 내려왔다.
법주사는 앞으로 4월 중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 도민 초청 불자 행사, 보청천 유등제 개최 등 주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일 주민과 함께 하는 사찰 구현을 지향하고 있는 법주사 노현 주지스님을 만난 속리산 현안에 대해 대담했다.  노현스님은 태백산 각화사 주지스님이었던 지난해 3월10일 산중총회에서 단독 추대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원도 정선군에서 태어나 11살 때 법주사에 와서 수정초등학교와 속리중학교까지 졸업했으며 1984년 법주사 강원(불교 교육기관)을 졸업하는 등 법주사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주지스님께서 부임하시고 절이 개방됐다는 느낌이 크다. 그동안은 사찰체험인 템플스테이를 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포교원을 설치하고, 불교대학을 개설하고, 장학금을 주고, 다문화 가정을 위로하고, 또 경로잔치, 유등제 개최 등 세속으로 걸어나온 절의 모습에 이미지도 크게 개선된 것 같다.

-속리산면 사내리가 법주사 절 아래에 있는 사하촌이지만 절에 대해 잘 모른다. 보은군민들도 법주사를 큰절로만 알고 있을 뿐 천년고찰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이는 수님들의 불찰도 컸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수행에만 급급했지 사회에 대한 환원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사실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가)주지로 취임하고 보니까 사하촌이 매우 침체됐고 보은도 마찬가지다.
법주사에는 단일 사찰로 보물이 가장 많은 사찰이다. 불교를 통해 주민들이 절 밑에 법주사가 위치한 지역에 살고 있는 보람을 느끼게 하겠다.
불교대학과 포교원을 개설한 것도 사찰이 주민과 함께 하기 위한 것이고 장학금 지급이나 다문화 가정 위안잔치, 경로잔치, 유등제를 개최하려는 것도 주민과 함께 하려는 절의 모습의 한 면모이다.
사실 불경기라 법주사도 어렵다. 하지만 돈을 써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
지역을 위해서 어렵더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다.

▶속리산 관광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로프웨이) 설치 추진위원회가 재가동 중이다. 법주사는 속리산의 토지를 상당량 소유하고 있는데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면 법주사의 입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국내 케이블카가 설치된 곳이 몇 군데 있다.
설치된 곳을 보면 처음에는 활성화 되나 거의 적자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속리산은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 손님이 많이 오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면 문장대방향으로 가야하는데 거리가 멀어 요금이 비쌀 수밖에 없다. 케이블카 설치를 단순하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깊게 그리고 길게 생각해봐야 한다.
또 세계화다 뭐다 해서 외국 여행을 많이 간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케이블카를 타보고 문화체험도 많이 했다.
우리나라에만 있으면 타보고 싶어 하겠지만 한 번씩 타고 나면 두 번 이상 안탄다.
만약 그럴 경우 속리산에 설치해놓은 케이블카는 흉물이 될 수도 있다.
속리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지역을 위한 것이고 궁극적으로 속리산 관광이 활성화 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반대여부를 떠나 상품성을 따져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대형주차장 건너편의 부지 내에 있던 사유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법주사에서 이곳에 대한 개발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가 6만6천㎡(2만평)가 넘는데 올해 연초 종단에서 기채승인(보증)을 서줘 사유지 9천900여㎡(3천여평)을 매입했다.
법주사로 보면 전혀 급하지 않은 땅이기 때문에 당장 매입하지 않아도 되는 부지이다.
하지만 이 부지를 활용할 경우 사내리가 활성화될 것이고 또 주민과 법주사가 다 같이 잘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고민 끝에 산 것이다.
법주사의 계획으로는 우선 1차로 소형 주차장을 이곳으로 이전하고, 2차로 위락시설을 설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단양군은 속리산 보다 여건이 좋지 않은데도 콘도 운영이 잘 되고 이로 인해 단양 관광경기가 활성화됐다고 들었다.
속리산은 여건이 좋기 때문에 투자자가 있으면 1천실∼1천5백실 정도의 콘도와 수영장, 사우나 시설을 갖춘 위락 시설을 설치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콘도에 손님이 들면 구내식당 등도 이용하겠지만 이곳에서 놀고, 먹고 하기 때문에 주변 상가도 활성화 되고 나아가 보은 시내도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밝히지 않은 또 다른 계획을 갖고 있다

▶3월초 동두천시 소요산 자재암 입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것이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문화재 관람료 징수와 관련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법주사도 입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받고 있는데 자재암 판결로 보면 법주사도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이 부당한 것 아닌가.

-자재암과 법주사는 경우가 다른 사안이다.
자재암의 경우는 문화재 관람료란 표현을 썼는데, 법주사의 경우는 사내리 일원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문화재 구역 입장료'란 표현이 적합하다.
또 법주사의 경우 사내리 일대가 법주사 소유인데다 주민들에게는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외부 관광객과 등산객들이 사찰내 문화재만 관람하는 것도 아니고 사내리 일대의 문화재 보호구역을 입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재 구역 입장료는 부당이득금이라고 볼 수 없다.
국민들이 우리나라의 문화재 관람료 지불에 대해서는 인색하지만 외국에서도 비싸도 다 내고 있지 않나. 중국은 입장료가 매우 비싸다.
입구를 입장하면서 내고 절에서 또 낸다.
이같이 외국에서는 비싸도 내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간다.
법주사는 단일 사찰로 국내 보물이 가장 많은 사찰이다.
국보와 보물이 많은데 3천원을 문화재 관람료로 내는 것은 오히려 싸다고 본다.

지역발전과 시대에 맞는 포교 사업에 혼신을 다해 불교의 위상을 반듯하게 세우도록 법주사가 앞장서고 사회복지를 통한 지역주민 복지향상에도 노력하는 한편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중생들이 자유롭게 찾는 열린 수행 공간으로 정립하려는 노현 주지스님의 노력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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