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를 감시하는 기능, 그것이 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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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를 감시하는 기능, 그것이 언론이다
  • 류영우 기자
  • 승인 2009.01.23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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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민언련 이수희 사무국장

일방적인 군 입장 전달 … 군민들은 판단의 잣대에 혼란

보은군이 군 홍보지를 월 1회에서 4회로 늘려 발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충북민언련 이수희 사무국장은 “일방적인 군의 입장만을 전달하게 돼 군민들은 판단의 잣대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이 국장은 또 “왜 군정을 홍보하는 데 소식지발행만을 생각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한 달에 4번씩 9천부를 발행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혹시 군수가 다른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며, 군정 홍보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2010년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선거법상에도 분명 저촉되는 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소식지인데 군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실질적인 행정으로 보답해야 할 자치단체장들이 겉으로 보여지는 면만 신경쓰는 것도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수희 사무국장과의 인터뷰는 20일 충북민언련 사무실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보은군이 군 홍보지를 월 1회에서 4회로 발간하기로 결정했다. 군 홍보지가 지역에서 어떤 구실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나?
= 소식지와 신문의 발행 목적은 분명히 다르다. 소식지나 신문이나 모두 군민을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군정을 홍보하기 위해 내는 소식지와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담아내는 신문을 동일시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지역언론은 지자체를 주로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주민들을 대신하여 지자체가 잘하고 있는지, 주민들을 위한 행정을 펼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것이다. 그것이 언론의 기능이다.
군정소식지를 신문의 형태로 만드는 것은 형식만 흉내 낸 것일 뿐 그안에 담기는 기사는 다르다. 신문기사는 기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취재해서 만들지만, 군정 소식지는 오로지 군정을 홍보할 목적으로 쓰여지기 때문에 군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게 된다.
군수가 소식지와 신문의 기능을 헷갈려하다니 넌센스다.

▶보통 타 시군의 소식지에 비해 보은군이 증면 발행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월 4회의 소식지 발행은 엄청난 횟수이다. 그리고 군은 왜 군정을 홍보하는 데 소식지발행만을 생각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실질적인 군정 홍보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한달에 4번씩 9천부를 발행하는 것은 지나치다. 혹시 군수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혹시 군정 홍보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2010년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선거법상에도 분명 저촉되는 일일 것이다.

▶절차상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 조례 공고가 나고 심의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사업자 입찰 공고를 한 절차상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선거법상으로 분기별 1회 정도 내게 되어 있는 소식지를 무리하게 증면하는 것도 문제다. 군수의 욕심도 문제지만, 선거법상 자치단체의 소식지 발행을 엄격하게 규정해놓고 있지 않은 것도 문제로 보인다.

▶군 홍보지 발간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 월4회 9천부씩 소식지가 발행되다보면, 그 부수만큼이나 지역주민들이 군정에 대해서 시시콜콜이 알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방적인 군의 입장만을 전달받게 된다면, 군민들은 판단의 잣대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소식지인데 정작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군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소식지의 한계는?
= 타 자치단체도 소식지는 비슷하다. 자치단체장의 치적을 위주로 편집되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들은 지역주민들에게 잘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리는 게 뭐가 문제냐는 것이 자치단체의 생각이겠지만, 들어가는 예산 만큼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사람들은 자치단체 소식지를 눈여겨 보지 않는다.
실질적인 행정으로 보답해야 할 자치단체장들이 겉으로 보여지는 면만 신경쓰는 것도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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